쇄신용 개각 일축한 용산, 부처장악용 차관들 '전진 배치'

尹대통령, 차관급 13명 교체 대규모 인사
집권 2년차 국정동력 강화 나서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들 대거 부처 차관 이동
임상준·박성훈·조성경·김오진·백원국 등 인사
"尹 국정철학 이해한 인사들이 가서 이끌어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통일부 장관을 포함한 장관급과 차관 인사 개편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장관급 2명과 차관급 13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로 집권 2년차 국정동력 강화에 나섰다.

장관급 인선은 2명에 그치지만,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을 주요 부처 차관으로 전진배치 시키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각 부처에 좀 더 확실히 각인시킬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개각은 없음을 밝히면서 필요에 따라 단발성 인사가 있을 것임을 강조, 각 부처 장차관들을 향해 긴장감을 갖고 일할 것을 에둘러 압박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총 13명의 차관 인선을 발표했다.

이들 중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이 이번 인사에서 차관 자리로 옮긴 가운데, 김오진 관리비서관과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은 각각 국토부 1차관, 2차관에 임명됐다.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은 환경부 차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은 해양수산부 차관,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에 각각 임명됐다.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차관 이동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도 보면 비서관들이 차관으로 나가는건 상당히 일반화된 코스"라면서도 "지금 집권 2년차를 맞이해 우리가 개혁 동력도 얻기 위해선 부처에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가서 이끌어주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환경부 차관에 임명된 임상준 비서관의 경우, 인수위 시절부터 국정과제 수립을 총괄하고 국정과제비서관으로 임용된 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참모 중 하나로 꼽힌다.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간 매주 주례회동에 비서관으로선 유일하게 참석한 인사로 대통령 주재 국정과제 점검회의 등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윤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는 평가다.

해수부 차관에 임명된 박성훈 비서관도 대선 캠프에서 정책을 맡아 윤 대통령을 보좌했던 인사로, 내년 총선에서 부산 지역구로 출마 가능성이 높은터라 출마 직전까지 부산 지역과 관련된 해수부 업무를 총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과기부 차관을 맡은 조성경 비서관은 원전과 에너지 분야 경력을 다수 쌓은 전문가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 대응 외에도 윤 대통령이 집중하는 우주항공청 설립 등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주요 인사들의 배치로 분위기 쇄신을 위한 명분에 치우친 개각 보다 실속형 인사로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하겠다는게 대통령실의 계획이란 설명이다.

고위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분위기 쇄신으로 개각을 하지 않는다"며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사람을 바꾸고 개혁하겠다고 여러번 말씀드렸다.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나가니까 앞으로도 필요한 인사가 있으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정됐던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과 관련해 고위관계자는 "인사라는게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고 어차피 (방통위원장 자리는) 비어 있다"면서 "추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