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외관계법 제정…“안보·이익 침해시 조치할 권리”

중국이 자국의 주권과 안보, 국가 이익 등을 침해한다고 여기는 타국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제 14차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어제(28일) 3차 회의에서 '중화인민공화국 대외관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은 제 6조에서 "국가기관과 무력을 갖춘 조직(武裝力量), 각 정당과 단체, 기업 및 사업체, 기타 사회 기구, 국민은 대외교류와 협력 과정에서 국가의 주권과 안보, 존엄성, 명예, 이익을 수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어 8조는 "본 법과 관계 법률을 위반해 외국과의 교류에서 국가의 이익을 저해하는 활동을 할 경우 어떠한 조직이나 개인이든 법에 의거해 법률적 책임을 묻도록 한다"고 규정합니다.

33조는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해 중화인민공화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중화인민공화국은 이를 막고 반격하는 상응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도 못박았습니다.

또 38조는 "국가는 외국인의 입국, 체류·거류를 허가하거나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법에 의거해 외국 기관의 중국 영토 내에서의 활동을 관리한다", "중국 영토 내에서 외국인과 외국 기관은 응당 중국의 법률을 준수해야 하며, 중국의 국가안보를 해치고 사회 공공이익을 저해하며 사회 공공질서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합니다.

대외관계법은 이밖에도 국가간에 영토의 완정성을 상호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원칙도 강조했습니다.

이번 법 제정은 최근 타이완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중갈등이 격화되면서 역내 긴장이 심화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미국 등의 국가에 맞서 이른바 '맞불 제재' 조치를 취하곤 했는데, 대외관계법 제정에 따라 법적 정당성이 확보되며 더 과감한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훠정신 중국 정법대 교수는 "일부 서구 패권세력은 법을 들먹이며 독자제재와 확대관할(long arm jurisdiction)을 통해 중국 내정에 자주 간섭했는데 중국은 아직 종합적인 대응 시스템과 효과적인 차단 메커니즘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며 대외관계법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이 법은 다음달 1일 시행됩니다.

[사진 출처 :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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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