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코란 태우기’ 허용에… 튀르키예 강력 반발

튀르키예 “반이슬람 행위 조장”
스웨덴 나토가입 반대 명분 커져

튀르키예가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기간에 스웨덴에서 진행된 ‘코란(이슬람 경전) 태우기’ 시위에 “극악무도한 행위”라며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스웨덴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구실 삼아 반(反)이슬람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취지로, 이를 빌미로 스웨덴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더욱 어깃장을 놓을 전망이다.

28일 CNN에 따르면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축복받은 이드 알 아드하 첫날에 우리의 성서에 반대하는 스웨덴의 사악한 시위를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반이슬람 행위를 허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유럽 당국, 특히 스웨덴에서 이슬람 혐오를 조장하는 걸 보는 데 지쳤다”고 했다. 이어 “나토 동맹국이 되려는 이들은 이슬람 및 외국인 혐오 테러리스트의 파괴적 행위를 용인하거나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스웨덴 경찰이 이날 수도 스톡홀름의 한 모스크 앞에서 ‘코란 태우기’ 시위를 허용한 데 대한 비판이다. 해당 시위에는 약 200명이 참석했는데, 주동자는 코란의 한 페이지를 찢은 뒤 자신의 신발을 닦고, 이어 코란에 베이컨 한 조각을 넣는 등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경찰은 앞서 시위를 허용하며 “현행법상 이를 거부할 만한 안보상의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이드 알 아드하는 무슬림들이 연례 성지순례(하지) 후 가축을 도축해 가난한 이들과 나누어 먹는 행사다.

한편 스위스 의회가 이날 무기제조업체 루아그의 레오파드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안을 거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모두 이탈리아에 보관돼 있고 스위스군이 사용할 계획도 없지만, 정부의 ‘중립성 정책’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FT는 “스위스 유럽 동맹국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29∼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이번 EU 정상회의 주요 예상 의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대(對)중국 관계 등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