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쐐기문자 점토판' 등 세계 희귀 유물 한자리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9년의 준비 끝에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문을 열었다. 세계문자박물관으로는 프랑스, 중국에 이어 세번째이고 본격적인 '세계문자'를 다루는 첫 박물관이다.
김주원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문자인 한글을 가진 문자 선진국"이라며 "박물관은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세계문자의 연구를 선도하기 위해 건립됐다"고 밝혔다.
국비 61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총면적 1만5650㎡ 규모로 지하 1층에 상설전시실, 지상 1층에 기획전시실과 어린이체험실, 편의시설, 지상 2층에 카페테리아를 마련했다. ‘페이지스(Pages)’라는 이름의 건축물은 흰색 두루마리를 펼쳐놓은 듯한 외관을 갖고 있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상설전시에서는 인류의 문자 역사를 시간 순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원형 배 점토판(쐐기문자 점토판)'은 기원전 2000년에서 1600년 사이에 만들어진 희귀한 유물이다. 점토판 앞뒷면에 쐐기문자로 고대 서아시아의 홍수 신화를 기록한 문서로 성서의 '노아의 방주'와 유사한 내용을 담은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이야기 기록물 중 하나다.
대여할 수 없는 유일본 유물은 현지에서 복제해 전시장에 가져왔다. 프랑스 루브르발물관에 있는 '함부라비 법전'을 비롯해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마야 문명의 문서 등은 전시를 위해 정교하게 만든 복제본을 전시했다.
인류 최초의 문자인 쐐기문자부터 이집트문자, 한글까지 다양한 문자의 발전사 뿐만 아니라 문자의 보급도 확인할 수 있다.
'구텐베르크 42행 성서'(1454)는 인쇄술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박물관에서 가장 귀한 전시물로 꼽힌다. 유럽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한 가장 오래된 서적으로서 인쇄술로 인해 문자가 일반인에게 확산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종교와 지식 정보가 대중화하는 길이 열렸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아시아권에서 구텐베르크 성서를 소장하고 있는 기관은 일본 게이오대학교를 제외하면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유일하다.
문자는 단순히 글자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번역부터 필기구, 기록물까지 문자의 확산은 다양한 방향에서 함께 이뤄졌다.
그 중에서도 박물관에서 선정한 중요 기록물은 역사서와 백과사전이다. 마틴 루터가 번역한 '루터 성서 초판본'(1523-1524)과 서양 최초의 백과사전의 이탈리아어 번역본인 '박물지'(1476)는 상설 전시를 통해 원본으로 볼 수 있다.
개관 기념 특별전시는 문자의 미래에 주목했다. 오는 11월19일까지 ‘긴 글 주의–문자의 미래는?’라는 주제로 특별전시가 열린다. 긴 글을 기피하고 그림·영상 등 비문자적 소통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진 현상을 돌아보고 문자의 고유한 기능을 다시 생각하게 함으로써 문자와 비문자가 가진 소통의 역할을 통찰한다.
29일 개관과 함께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30일에는 ‘박물관, 문자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개관기념 학술대회를 열어 K-컬처 매력의 원천인 한글과 세계 문자와의 교류와 연대를 추진한다.
개관을 기념한 문화행사도 30일부터 7월6일까지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 센트럴파크 일대에서 열린다. 박물관 외부에는 외벽 ‘페이지스’를 활용한 미디어아트 전시와 문자와 책을 형상화한 포토존을 운영하고 1층 로비에서는 9개 언어로 기록해 보는 대형 방명록과 타임캡슐 우편함, 수화 스티커를 이용한 부채 만들기 등 세계 문자를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개관 첫 주말인 7월1일센트럴파크 잔디광장에서는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 문자 여행’을 주제로 조윤성 피아니스트 등 7인의 월드뮤직 공연이 펼쳐지고, 2일 박물관 로비에서는 대형 수조를 활용한 수중 공연을 한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이날 개관식 이후 30일부터 국민들에게 공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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