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횡령 유죄·운전기사 갑질 재판…김윤배 청주대 총장 복귀 논란

2014년 12월 총장 사퇴…'업무상횡령' 징역 6개월 집유 2년
운전기사 갑질 혐의 기소…1심 무죄, 항소심 재판 진행 중
'사립학교법' 금고 이상 실형 확정시 학교 총장 될 수 없어
참여연대 "사과, 반성없이 자연스럽게 복귀 문제, 우려된다"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운전기사에게 갑질과 폭언을 한 혐의(강요죄)로 법정에 선 김윤배(63) 전 청주대학교 총장이 3일 무죄를 선고 받고 법정을 빠져나오고 있다. 2022.11.03. jsh0128@newsis.com

[청주=뉴시스] 김재광 기자 = 김윤배(64) 전 청주대학교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8년 6개월여 만에 다시 총장으로 선임돼 논란이다.

청주대가 2014년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후 김 전 총장은 총학생회, 교수회 등 학내 구성원들과 심각한 갈등을 빚다 총장직에서 물러났고, 2017년 8월에는 학교법인 이사직을 사퇴했다.

그는 2017년 12월 교비를 횡령한 혐의(업무상횡령)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학교법인 임원 자격도 박탈당했다. 또 운전기사에게 폭언하고 갑질한 의혹으로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학교법인 청석학원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대 14대 총장에 김 전 총장을 선임했다. 그는 2001년 6대 총장으로 취임해 2014년까지 총장직을 연임했다.

청석학원은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대학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김 전 총장은 2014년 12월 24일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그해 8월 청주대가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후 총학생회, 교수회 등 학교 안팎에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다.

당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자 학내 갈등은 장기화 됐고, 대학 노조와 재학생 등 구성원들은 총장실과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며 사퇴를 압박했다.

김윤배 전 청주대학교 총장의 운전기사가 개밥주기 등 업무 외 허드렛일을 한 정황이 담긴 업무수첩(사진=제보자 제공).2022.11.03.kipoi@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전 총장은 자신이 고용한 운전기사에게 폭언하고 갑질한 혐의(강요)로 재판받고 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항소하면서 청주지법 형사항소3부 심리로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김 전 총장이 항소심과 대법원 확정판결로 금고형 이상의 유죄를 선고받으면 총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

사립학교법 22조(임원의 결격사유)는 국가공무원법 33조(결격사유)와 같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으면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앞서, 청주지법 형사3단독 고춘순 판사는 지난해 11월 3일 강요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김 전 총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고 판사는 "피고인이 욕설 등을 한 것은 피해자의 인지능력 저하, 업무능력 부족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즉흥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무 없는 일을 강제로 하게 했거나 피해자의 의사결정 실행을 방해하는 해악의 고지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신분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권한을 과시하거나 폭행, 협박하면서 의사에 반하게 했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아 범죄사실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죄질과 피해 상황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달라"며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 전 총장은 2018년 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운전기사 A(63)씨에게 반려견 선풍기 틀어주기, 개밥 주기 등 업무 외 허드렛일을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운전 중인 A씨의 머리를 때리고, '돌대가리' '미친×' 등 폭언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총장 등이 운영하던 석유회사에 고용된 A씨는 2020년 8월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A씨의 유족은 유품 정리 과정에서 김 전 총장의 갑질 정황이 담긴 물품을 발견한 뒤 김 전 총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휴대전화 녹음파일과 업무수첩에는 김 전 총장이 갑질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쓰레기 치우기, 개밥 주기, 거북이집 청소, 구두닦이 등 정황이 낱낱이 기록돼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김 전 총장 재임 시절 학내 분규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결국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선정되면서 대학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청주대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총장이 사과나 반성 없이 지방대학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장본이라며 자연스럽게 복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공립대, 사립대 할 것 없이 지방대학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김 전 총장의 독선적인 판단으로 인한 문제로 학내 갈등이 촉발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청주대가 더 위기에 몰리게 되고 명문사학 청주대의 이미지나 지역 교육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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