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7월 한국에서 원전 오염수 최종보고서 설명”…이미 결론냈나
동일본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을 검증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검증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다음달 한국 등 3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29일 각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근거로 “그로시 사무총장이 7월 중 한국과 뉴질랜드, 태평양 섬나라인 쿡 제도를 방문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며 “이들 정부에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평가 결과를 포함한 IAEA 최종보고서의 내용을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다음달 4일 일본을 찾아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3개국 순방은 그 직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시점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의 일본 주변국 순방 계획이 짜여졌다면, 이는 IAEA 측이 이미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해관계국에 대한 설득 전략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순방 대상인 3개국이 일본과 지리적으로 인접하거나, 오염수 방류에 부정적 여론을 보여온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와 쿡제도의 경우, 그간 일본의 오염수 처리를 강하게 견제해 온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소속 국가들이다. 쿡제도는 올해 PIF의 의장국이기도 하다. 요미우리는 “이들은 서구 국가의 핵실험 장소로 이용됐던 역사로 인해 원자력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이에 일본 정부는 PIF에 기시다 총리의 친서를 보내는 등 오염수의 안전성을 호소해 왔다”고 소개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의 상황과 관련해서는 “현재 야당(민주당)이 국민 불안을 부추기는 근거없는 주장을 계속해, 윤석열 정부를 흔드는 재료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방문이 오염수 방류에 우호적인 정부 여당을 지원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IAEA의 이같은 움직임은 일각에서 제기해 온 중립성 논란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은 IAEA가 근본적으로 친 원전 성향의 기구이고, 일본의 IAEA 분담금 지출이 미국·중국에 이어 세번째라는 점을 들어 검증의 중립성에 의구심을 보여왔다. IAEA는 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해 그간 일관적으로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은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IAEA의 최종보고서가 나오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원자력 규제위원회의 방류 전 최종 검사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방류 시점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IAEA가 권위있는 국제기구란 점을 들어 이해관계국에 대한 여론전도 강화할 전망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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