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TV CHOSUN, ART CHOSUN '아트 Pick 30'-2]'물방울 화가' 김창열
7월1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 개막
국내 최초 미디어 연합 전시 ‘Art Pick(아트픽) 30’전이 오는 7월12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한다. 뉴시스와 TV CHOSUN, ART CHOSUN이 공동 주최해 현대미술가 30인을 선정해 한자리에 모은 이 전시는 국내 최대 민간통신사와 국내 최고 종합편성채널이 선정한 작가들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참여 작가와 작업세계를 소개한다.<편집자주>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는 모든 것을 물방울로 용해시키고, 투명하게 ‘무(無)’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행위이다. 분노도 불안도 공포도 모든 것을 ‘허(虛)’로 돌릴 때 우리들은 평안과 평화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은 죽어도 살아있는 불멸의 존재다.
'물방울'로 한국 현대미술을 평정한 그는 생전 너절하지 않았다. 물방울 속에 모든 것을 용해시키고 투명하게 무(無)로 되돌린 것처럼 깨끗했다. '돈이 된 작품'. 200점을 제주도에 쾌척했다.
2016년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지구에 개관한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자녀에게 물려줄 작품까지 기증해 지어졌다. 타계 후 미술관이 지어지는 것과 달리 생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 건립을 맞이한 '행복한 작가'다.
'미술품은 결국 공공재'다. 2013년 자녀들에게 작품을 물려주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가 건강이 악화되자 마음을 바꿨다. 자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우리나라 후대에 물려주는 길을 선택했다. 평안남도 맹산 출신인 그는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제주도에서 1년여간 피난 생활이 인연이 됐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꼭 가볼만한 미술관'으로 꼽혀 연간 6만명 넘게 관람객이 이어지고 있다. 평생 열정을 바친 거대한 대작들이 전시되어 '물방울 회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생전에 그는 “내 작업의 전체, 내 인생의 전부를 다 내줬다”고 했다.
물방울은 가난이 준 선물이었다. 1972년 파리 근교 마구간에서 살았을때다. 화장실이 없어 밖에서 물통을 만들어놓고 세수를 했다. 어느 날 아침, 세수하려고 대야에 물을 담다 옆에 뒤집어둔 캔버스에 물방울이 튀었다.
"크고 작은 물방울이 캔버스 뒷면에 뿌려지니까 햇빛이 비쳐서 아주 찬란한 그림이 되더라고요.”(생전 인터뷰중)
영롱하게 빛나는 물방울을 캔버스에 고스란히 담아낸 그 '물방울은 김창열'이 되었다. 70~80년대 파리에서 '물방울을 대신할 한국 사람'으로 유명해졌다. "절제와 겸손함, 그리고 고집스러운 소재의 반복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다니엘 아바디 前 프랑스 쥬 드 폼 국립현대미술관장)
물방울은 시대에 따라 옷을 갈아입었다. 80년대부터는 캔버스가 아닌 마대의 거친 표면에, 80년대 중반부터는 마대에 색과 면을 그려 넣어 동양적 정서를 살렸다. 90년대부터 천자문을 배경으로 물방울을 화면 전반에 배치한 ‘회귀’ 시리즈가 탄생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50년 넘게 물방울이라는 소재에 천착한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초기 물방울 회화에서 물방울은 전쟁으로 인한 상실감과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는 정화와 치유의 수단이었다"고 밝혔다.
물방울 그림은 70년대와 80년대 시기의 작품이 인기다. 그가 한 점 한 점 찍어낸 물방울들은 '진짜 물방울' 같아 보기만 해도 바로 홀린다.
지난 2021년 1월 작고 이후 작품값이 치솟았다. 1호 크기 물방울 작품이 8200만 원에 낙찰되어 화제를 모았다. 누렇게 변한 거친 마포 위에 커다랗게 맺혀진 물방울은 '김창열 물방울' 그림을 집약한 것 같은 강렬한 그림이었다. ‘작가 경매 최고가 기록’(5억 9000만원)도 1년만에 갈아치웠다. 1977년작 '물방울'이 10억 4000만원에 팔려 작가 최고 낙찰가 기록도 경신했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은?
‘Art Pick(아트픽) 30’전 참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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