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칼럼] 학대와 훈육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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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들리는 아동학대 사건들.
우리나라는 18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등의 행위를 통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경우 아동학대로 정의한다(아동복지법 제3조). 즉, 아동의 신체를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 이외에도 폭언을 가하거나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행위를 하는 경우, 보호자로서 제대로 돌보지 않는 경우 모두 학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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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들리는 아동학대 사건들. 의사표현도 아직 제대로 못하는 영아를 대상으로 한 사건부터 초등학생까지 그 대상이 광범위하다.
학대 주체도 다양하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학교 선생님 그리고 부모까지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든 어른이 주체로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한, 잔인한 사건들을 보면 ‘왜 이런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또 키우고 있는가’ 하는 분노가 생긴다.
우리나라는 18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등의 행위를 통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경우 아동학대로 정의한다(아동복지법 제3조). 즉, 아동의 신체를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 이외에도 폭언을 가하거나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행위를 하는 경우, 보호자로서 제대로 돌보지 않는 경우 모두 학대에 해당한다.
그동안 동양 특유의 문화상 ‘남의 가정사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기에 법이 가정의 영역에 개입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동학대의 경우도 아동권리 측면에서 공론화된 지 꽤 됐으나 아직도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판단은 훈육인지, 학대인지 모호한 경우가 다반사다. 학대에 해당한다면 부모일지라도 당연히 형사처벌을 받아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가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경우 그 판단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 다큐영화를 최근 접하게 됐다.
‘Take care of Maya’라는 제목의 다큐는 거의 불치병에 가까운 질환을 가진 딸아이를 위해 약을 투여한 것이 과도한 약물투여로 인한 아동학대로 판단돼 거의 반년을 딸과 생이별했던 주인공 이야기다. 자녀를 살리고자 한 일이 아동학대로 판단돼 결국 자녀와 격리되는 끔찍한 상황으로 치달은 이 이야기는 미국의 아동학대 정책의 허점을 고발했다.
그 외에도 가정 내 학대를 판단하는 의사의 역할, 사법 시스템, 민영화된 복지 시스템 등 다양한 차원의 생각거리를 던져줬다. 양상은 다소 다르지만 온정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객관적인 의학적 소견을 통해 학대를 판단해야 할 경우가 발생한다. 법적으로도 소아과 의사는 아이의 신체 증상을 통해 가정 내에서 소리 없이 일어나는 학대를 반드시 포착하고 신고해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사회가 멍들어가는 데에 일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학대냐, 아니냐를 판단하기 이전에 아이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절차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학대의 그늘에 방치해서도 안 되겠지만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기에 판단에는 늘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정책이 집행돼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정책이나 시스템은 결국 사람들의 행복한 관계 맺음을 위해 존재한다.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훈육’과 ‘학대’라는 종이 한 장 차이의 구분도 정상적인 가족 간 관계 회복이 궁극적 목표와 지향하는 바가 돼야 할 것이다.
이윤진 서원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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