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레일 ‘승강기 부실점검’ 사실로…역주행 사고 후에야 점검목록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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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14명이 다친 경기 성남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이후 특별점검에 들어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에스컬레이터 안전점검 항목 다수를 세분화해 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이번 점검뿐 아니라 매월 실시되는 용역업체 자체점검에도 달라진 항목을 적용할 방침이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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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치 체크리스트’ 보강…추후 모든 점검에 적용
뒤늦은 손질에 사후약방문 지적…“용역 점검, 책임감 가져야”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이달 초 14명이 다친 경기 성남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이후 특별점검에 들어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에스컬레이터 안전점검 항목 다수를 세분화해 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이번 점검뿐 아니라 매월 실시되는 용역업체 자체점검에도 달라진 항목을 적용할 방침이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명피해가 나자 뒤늦게 안전점검 항목을 손보면서 사실상 부실 점검을 자인했다는 지적이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코레일은 수내역 역주행 사고를 계기로 오는 7월20일까지 전국에서 운행되는 에스컬레이터 구동부 안전장치에 대한 집중 전수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2009년 이전에 설치돼 운영된 지 14년이 넘은 상행 에스컬레이터에 대해서는 10월 완료를 목표로 특별점검도 실시 중이다.
코레일은 이번 전수점검을 앞두고 에스컬레이터 안전점검 항목을 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에스컬레이터 안전장치 전수점검 체크리스트’에 따르면 ▷주 브레이크 ▷보조 브레이크 ▷역행방지장치 ▷감속기의 동작상태를 상태에 따라 ‘양호’ 또는 ‘불량’으로 표시하게 했다. 이는 기존 안전점검 항목보다 크게 세분화된 것으로, 특히 단순 작동 여부만 판단하도록 한 기존과 달리 기능별 점검 및 주요 정보 표기가 추가됐다.
예를 들어 주 브레이크의 경우 ‘라이닝 마모상태’를 ㎜단위로 표기하도록 하고, 주 브레이크의 ‘제동거리’도 m단위로 표기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보조 브레이크는 ‘역행·과속시 동작상태’를 각각 확인하고, ‘부품고정상태’와 ‘제조사’까지 확인하도록 했다. 감속기는 오일 측정량과 상태, 누유 여부를 표기하도록 했다.
코레일은 달라진 항목을 월 1회씩 용역업체가 실시하는 자체점검을 포함해 모든 점검에 적용할 계획이지만, “코레일이 부실 점검을 해 온 사실을 인정한 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수내역 역주행 사고가 발생한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사고 직전달인 지난 5월 용역업체 자체점검에서 양호(A) 등급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그동안 점검은 양호(A)·주의관찰(B)·긴급수리(C) 3개 단계로만 구분하고, 점검주기가 아닐 경우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사고 당시 내부 부품 손상으로 역주행이 발생했는데, 보조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5월 자체점검에서 보조 브레이크 관련 항목(2개)이 모두 A판정을 받았다.
해당 에스컬레이터를 유지·보수·관리해 온 용역업체가 2021년 정부로부터 ‘중대 고장’ 판정을 받은 서울 한티역·왕십리역 사고 등으로 지자체 과징금을 받았음에도 코레일과 재계약에 성공한 점도 부실 점검 의혹을 키우는 부분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용역업체의 자체점검 결과는 국가승강기정보센터에 등록되며, 결과에 이례적인 사항이 있을 때에만 보수가 이뤄진다.
이에 코레일의 역내 승강기 안전점검체계를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사 직원 입회 없이 외주업체에 맡기는 현행 방식으로는 항목 세분화 이후에도 부실 점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경준 의원은 “코레일은 용역업체가 진행하는 안전점검일지라도 보다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효율적 수리와 사후관리를 위한 실시간 온라인소통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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