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에 '강경파' 김영호, 권익위원장에 '검사 출신' 김홍일 지명
[임경구 기자(hilltop@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에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을 내정했다.
관심을 모았던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은 미뤄졌다. 유력 후보자로 알려진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자녀 학폭 논란 등의 여파로 풀이되지만, 그에 대한 지명 의사를 철회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현 대통령실 비서관들을 대거 내각으로 이동시킨 차관 인사가 눈에 띈다. 장관 개각에 앞서 윤 대통령의 행정부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장차관 인선 내용을 발표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김영호 내정자에 대해 "앞으로 통일부 장관 임명 시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해 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강경한 대북관을 드러내온 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으로 명될 경우 통일부의 기능과 성격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대북 대화와 협력보다 북한에 대한 압박에 무게중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원칙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을 이행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관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 방안을 만들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이라고 했다.
김 비서실장은 김홍일 권익위원장 내정자에 대해선 "40년 가까이 검사 및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법 이론에 해박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정통 법조인"이라며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리더십을 통해 부패 방지 및 청렴 주관기관으로서 권익위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
대검찰청 중수부장과 부산고검장을 지낸 검사 출신인 김 내정자는 2021년 윤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흔들리고 있는 권익위를 빨리 안정시키고 업무현황을 파악해 부패방지와 국민권익 구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국가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함께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던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은 미뤄졌다. 고위 관계자는 "추후에 발표하도록 할 것"이라며 "인사라는 게 고려할 사안도 많고 어차피 (자리가) 비어 있다"고 했다. '이동관 카드'를 철회한 것이 아니라, 한상혁 전 위원장이 이미 면직된 만큼, 후임자 지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11개 부처에 12명의 차관 인사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김완섭 현 기재부 예산실장이 발탁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역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장미란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 발탁됐다.
현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전진배치가 눈에 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 조성경 현 대통령실 과기비서관, 환경부 차관에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 해양수산부 차관에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 국토교통부 1차관에 김오진 관리비서관, 2차관에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이 임명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대거 발탁에 "과거에도 비서관들이 차관으로 나가는 것은 상당히 일반화된 코스로 우리 정부만 특별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피하면서도 "집권 2년차를 맞이해 개혁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부처가 좀 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밖에 외교부 2차관에는 오영주 현 주베트남 대사, 통일부 차관에는 문승현 현 주태국대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엔 한훈 현 통계청장, 고용노동부 차관엔 이성희 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오기웅 현 중기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은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전임교수가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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