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2200억 상생금융… 카드업계 1호

영세 카드가맹점·취약계층 지원

우리카드가 카드업계 최초로 영세 카드가맹점과 취약계층을 위한 22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발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저신용자 대출을 조이고 있는 2금융권을 향해 “서민 자금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절벽 해결을 위한 조치가 금융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우리카드는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을 열고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을 발표했다. 연체 차주의 채권 감면 비율을 10%포인트 확대해 최대 70% 감면하고, 기존 대환대출보다 금리를 50% 인하한 ‘상생론’을 출시해 취약계층의 채무 정상화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고금리에 신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저소득층에 대해 신용대출 금리를 4%포인트 인하하고, 사업자금 용도로 기업카드를 사용할 경우 이용대금의 1%를 캐시백으로 되돌려줄 예정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상생금융은 단순히 어려운 계층을 지원하는 방안이 아니라 고객을 보호하고 금융그룹이 신뢰받기 위한 소명”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2금융권은 중·저신용자가 주된 고객”이라며 “경기 침체기에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유념해달라”고 했다. 건전성 관리도 중요하지만, 금융 부담 경감에도 나서 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 연체율이 오르는 가운데 9월부터 채무상환 유예가 종료되면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소상공인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채무유예 종료 등을 고려하면 금융사들의 상생프로그램이 3·4분기에 집행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연체율 상승으로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려 있는 2금융권은 고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1분기 주요 7개 카드사의 연체액은 7600억 원, 연체율은 평균 2.13%를 기록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