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황 누리던 PCR 검사기관들 줄폐업…바이오 기업들도 타격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로 호황을 누렸던 중국의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행 기관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불똥이 검사 시약 공급 업체들로 튀고 있다.
29일 계면신문에 따르면 PCR 검사 시약 공급업체인 광저우 다안유전자가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 주하이의 PCR 검사 대행 기관 4곳에 대한 채권 추심을 위해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 업체는 "이들 대행 기관이 폐업했거나 파산해 채권 회수가 불가능하다"며 "법원의 강제 집행을 통해 대금을 회수하려는 것"이라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 업체는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 정책인 '제로 코로나'의 수혜를 보며 지난 3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24억4천900만 위안(약 4천429억원)이었던 이 회사 순이익은 2021년 36억1천800만 위안(약 6천544억원)으로 늘었고, 곳곳에서 도시를 전면 봉쇄하고 PCR 전수검사가 일상이었던 작년에는 54억1천200만 위안(약 9천788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 업체가 시약을 공급했던 검사 대행 기관들이 대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미수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다안유전자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수금은 40억6천500만 위안(약 7천35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3.7%에 달했고, 전체 자산의 27.6%를 차지했다.
미수금 가운데 1년 이내에 발생한 미수금이 38억4천700만 위안(약 6천957억원)에 달해 작년에 미수금이 집중적으로 불어났다.
이 업체는 회수가 불가능한 부실 채권 5억2천300만 위안(약 946억원)을 대손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다안유전자뿐만 아니라 성샹바이오, 즈장바이오, 화다유전자 등 주요 PCR 검사 시약 제조업체들도 장부상으로는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해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고 계면신문은 전했다.
이는 지방정부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PCR 검사를 대행했던 기관들이 줄줄이 파산한 데 따른 것이다.
PCR 검사 대행 기관들의 잇단 폐쇄는 지방정부들이 검사 대행료를 제때 지불하지 않은 영향이 커 보인다.
게다가 작년 말 방역 당국이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 PCR 검사가 전면 중단되면서 졸지에 일거리가 사라진 것도 검사 대행 기관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지방정부들은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통제에 따른 경제 부진 여파로 세수가 줄어든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요 재원인 국유지 판매까지 급감하면서 재정난을 겪어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3년간 코로나19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을 전면 봉쇄하고 모든 주민 대상으로 PCR 전수 검사를 실시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했다.
이런 여파로 작년 중국 중앙·지방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는 8조9천600억 위안(약 1천61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광둥성이 코로나19 예방·방역 통제 예산으로 711억 위안(약 12조8천억원)을 집행했고, 베이징과 저장성도 각각 264억2천만 위안(약 4조8천억원), 435억900만 위안(약 7조9천억원)을 지출하는 등 대부분 성·직할시가 코로나 방역에 수백억 위안을 쏟아부었다.
게다가 중앙정부가 코로나19 방역비 부담을 전액 지방에 전가하면서 지방정부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방역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들이 PCR 검사 대행비를 제때 지급하지 못한 데다 PCR 검사까지 중단되자 대행 기관들이 문을 닫았고, 그 충격이 시약을 공급한 바이오 업체들에도 미치게 된 것이다.
당국이 PCR 검사 대행비 지급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않으면 관련 공급망에 영향을 미쳐 중국 바이오산업 전반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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