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이 사랑한 윤형근, 영국 헤이스팅스에서 전시연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6. 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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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근 개인전, 헤이스팅스 컨템포러리
윤형근 전시 전경 [PKM갤러리]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고(故) 윤형근 화백(1928~2007)의 개인전이 영국 헤이스팅스 컨템포러리에서 6월 10일부터 10월 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에 포투니미술관에서 가졌던 기념비적인 회고전에 이어 4년여만에 유럽 내 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이자, 영국 내 미술관에서 처음 개최되는 거장의 개인전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형근 화백은 방탄소년단(BTS)의 RM이 평소에 존경을 표하며, 자신의 솔로 앨범 ‘인디고(Indigo)’의 표지로도 사용한 작가로도 유명하다.

윤형근 화백의 헤이스팅스 컨템포러리 개인전은 1971년부터 2007년까지 제작된 작품 12점을 전시한다. 윤 화백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직의 선들이 주조를 이루는 청색(Blue) 작업을 다수 제작하여 스승이자 장인인 김환기 화백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독자적 예술 세계를 정립해 간다. 해가 갈수록 윤 화백의 작업에는 땅의 색인 다색(Umber) 이 부각되어, 1974년경 그는 두 색의 혼합 안료를 두어 개의 직립한 기둥으로 구조화한 ‘천지문 天地門 ’구도를 창안한다. 하늘과 땅 그리고 그사이 공간으로 3분 된 ‘천지문’ 미학에 대한 확신을 가진 윤 화백은 이후 더욱 단순한 구성과 기백 넘치는 형태로 작업을 발전시켜 마침내 현대적 조형성을 획득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윤 화백 40년 화업의 정수를 대변하기 위해 엄선되었으며, 특히 테이트 소장작 1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 2점이 함께 선정되어 그 의미가 깊다.

윤형근 화백의 작업은 색면이 주는 독특한 정서적 효과로 인해 마크 로스코, 바넷 뉴먼 등의 컬러필드 페인팅과 흔히 비교되곤 하지만, 그 발상과 작품 구성 및 기법은 동양화법과 추사 김정희의 예술•인생관 등 한국의 사상과 문화유산에 단단한 뿌리를 두고 있다.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출판될 전시도록에는 김현숙 박사의 에세이 ‘윤형근의 우주 – 천지문(天地門)’(2023) 을 영문으로 수록하여 윤 화백 작업 세계의 바탕을 이루는 한국 전통 미감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헤이스팅스 컨템포러리는 런던에서 남쪽으로 약 90km 떨어져 있는 해안 도시, 헤이스팅스의 락어노어 해변에 위치한다. 헤이스팅스의 상징적인 어업용 오두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술관은 다수의 건축상을 받은 건축물로서, 고즈넉한 해안 도시 속에서 영국 및 세계의 현대미술을 활발히 소개하고 있다. 현재 윤 화백의 개인전과 함께 영국 회화의 대가 레옹 코소프의 개인전도 함께 열리고 있다. 윤 화백의 이번 개인전은 한국국제교류재단 KF , 영국한인협회, PKM 갤러리와 런던의 사이먼리 갤러리가 후원했다.

윤형근 전시 전경 [PKM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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