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가 제약사 판도 흔든다

2023. 6. 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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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주는 약, 비만치료제에 전 세계 제약사 관심이 뜨겁다.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 중이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 28억달러(약 4조원)에서 2028년 167억달러(약 23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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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마운자로’ 발매 후 급상승
개발 여부 따라 기업 순위 요동
전 세계 제약기업 사활 건 경쟁

살 빼주는 약, 비만치료제에 전 세계 제약사 관심이 뜨겁다. 비만치료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 여파로 주요 제약사 시가총액 순위까지 뒤바뀔 정도다.

비만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는 시간이 갈수록 기업 가치가 급등하고 있고, 개발을 중단한 제약사는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제약기업의 사활 건 경쟁이 펼쳐지는 이유다.

뉴욕거래소(NYSE)에 상장된 미국 바이오 기업 일라이릴리의 27일 기준 주가는 464.5달러다. 3월 말 330달러였던 주가는 3개월 만에 130달러나 급등했다. 27일 기준 릴리 시가총액은 4409억달러(약 575조7700억원)를 넘었다.

릴리는 최근의 상승세에 힘입어 20년간 뉴욕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기업 중 1위를 지키던 존슨앤드존슨을 제쳤다. 존슨앤드존슨의 시총은 4243억달러(약 554조4000억원)다.

배경엔 릴리가 개발한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가 있다. 주 1회 주사로 살 빼는 효과를 보이는 마운자로는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평균 22%에 달하는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당뇨당화혈색소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나타났다. 다시 말해 당뇨병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마운자로를 ‘게임체인저’로 칭하며 올해 매출을 약 3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노보노디스크의 기업 가치도 급등 중이다. 노보노디스크는 릴리에 앞서 비만치료제인 ‘삭센다’와 ‘오젬픽’, ‘위고비’ 등을 개발했다.

삭센다가 비만치료제 시장을 열었다면 투약 횟수를 주 1회로 줄인 위고비는 킴 카다시안, 일론 머스크 등의 다이어트 약으로 알려지며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주가도 1년 전 106달러에서 지금은 155달러까지 올랐다. 기업 시총은 2672억달러(약 349조원)에 이른다.

화이자는 울상이다. 코로나 백신으로 호시절을 보낸 화이자는 최근 개발 중이던 경구용 비만당뇨치료제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화이자 주가는 일주일 전 52.3달러에서 27일 36.42달러까지 하락했다. 시총 규모도 2056억달러(약 268조8200억원)로 줄었다.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 중이다. 유한양행은 식욕 억제 호르몬을 활용한 비만 신약을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은 마운자로와 같은 식욕 억제 기능을 가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뉴로보는 미국 당뇨학회에서 전임상 연구 데이터를 발표하며 개발 중인 ‘DA-1726’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펩트론, 올릭스 등이 비만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 28억달러(약 4조원)에서 2028년 167억달러(약 23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전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비만치료제는 가장 뜨거운 감자”라며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 당뇨병학회에서도 비만 신약에 대한 임상 결과들이 잇따라 소개되는 등 비만치료제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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