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자궁 시술’… 진료 조작해 보험금 23억원 가로채

충남경찰청. /뉴스1

진료내역을 조작해 23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충남 천안지역 병원 관계자들과 환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천안지역 여성병원 3곳의 의사 3명과 간호사 20명, 보험설계사 4명을 비롯해 가짜 환자 등 342명을 붙잡았다고 29일 밝혔다. 이 가운데 주도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한 여성병원 상담실장 A(여·49)씨는 구속됐다.

A씨 등은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8378회에 걸쳐 환자들의 진료 내역을 조작하거나 부풀리는 수법으로 보험금 23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구속된 상담실장 A씨는 보험설계사와 함께 가짜 환자들을 모집해 자궁근종 레이저 시술(하이푸)을 받은 것처럼 진료기록을 조작하고, 1인당 보험금 700만~1000만원을 받아 병원(60%)과 환자(40%)가 나눠 가졌다. 이 병원에는 하이푸 시술이 가능한 의료장비가 원래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친분이 있는 다른 병원 상담실장과 함께 가족들이 상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비 영수증을 조작해 병원 매출을 허위로 올리고, 공무원 신분인 자녀들의 병가를 위해 가짜 진단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또 3개 병원은 실손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피부관리, 각종 여성 시술을 받으러 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손보험 적용이 가능한 도수치료, 발톱무좀 레이저 치료 등으로 진료 내용을 조작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 병원에서는 직원들이 교대로 진료를 받은 것처럼 조작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470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산모 10여명에게 임신중절수술을 해주고 허위 사산 증명서를 발급해 태아 사체 처리업자에게 맡긴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이 병원을 대상으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민·공영 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고 다른 가입자들의 부험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악성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