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무역적자 장기화 우려 “신산업 해외진출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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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인 가운데, 최근 5개월간 전체 무역적자 중 대중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훌쩍 넘었다.
한국무역협회 등 업계에서도 중국 수출 감소로 인한 무역 수지 악화 문제를 지적하며 로봇·우주 등 신산업 육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수의 핵심산업에 편중된 수출구조가 최근 대중국 무역 적자 흐름의 주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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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중 대중 비중 40%넘어
반도체 집중투자 초격차 확보
로봇, 드론 등 수출기반 확대를
한국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인 가운데, 최근 5개월간 전체 무역적자 중 대중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훌쩍 넘었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비중이 3배 이상 커졌다. 이에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 없이는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장기화가 불기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등 업계에서도 중국 수출 감소로 인한 무역 수지 악화 문제를 지적하며 로봇·우주 등 신산업 육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중국 무역적자 최우선 대책은 반도체=29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전체 무역수지 적자에서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기여도는 2022년(6~12월) 12.8%에서 2023년(1~5월) 43.2%로 확대됐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지난 2013년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수출은 정체된 반면 수입이 급증한 가운데, 2022년 4분기 이후 대중 수출이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2년 5월부터 12월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5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20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적자폭은 118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이에따라 지난 5월 한국의 대 중국 수출액 규모는 중국의 교역국 가운데 4위를 기록, 지난해 5월 2위에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의 핵심산업에 편중된 수출구조가 최근 대중국 무역 적자 흐름의 주원인으로 꼽혔다. 전체 대중 수출의 89%를 차지하는 중화학공업품의 대중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 전자제품 품목의 수출액 감소폭이 29%로 가장 컸다. 뒤이어 철강제품(-23%), 화공품(-20%), 기계류와 정밀기기(-12%) 등 중화학 공업품 내 모든 품목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중국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높아지는 반면, 대중 수출은 양적·질적으로 정체하고 있다. 중국의 국산화 정책에 의한 중간재 자립도 향상, 중국과의 기술격차 축소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경연은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 대한 초격차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 흐름은 상당기간 동안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의하면, 한국은 11개 기술 분야 중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 ‘ICT·SW’를 포함한 5개 분야에서 오히려 중국에 뒤쳐진 상황이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현재는 무역수지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반도체·2차전지 등 한국이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장기적 로봇·드론·항공우주 등 수출 기반 확대해야=정만기 한국무역협회(KITA) 부회장은 지난 28일 삼성동 트레이드 타워에서 열린 ‘제3차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에서 “중국 내 중간재 수요에 대한 자급률이 높아지고, 아세안 상품의 한국산 대체가 늘면서 구조적으로 중국과 무역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올해 5월까지 총수출은 13.6% 감소, 수입은 6.9% 감소하면서 적자가 274억 달러로 증가했다”며 “올해 세계 수출이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수출은 7.7%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로봇, 드론, 항공우주 등 신산업을 성장시켜 수출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수출 기업의 현장 애로 파악을 위해 마련됐다. 정재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은 “항공기 부품·제품 수주 이후 수출까지 약 1년이 걸리고, 소재 구매 비용이 전체 수주 금액의 60%를 차지하는 등 항공 산업은 선박과 유사한 수주 산업”이라며 “하지만 선박 금융과 같은 지원 제도가 없어 수출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치민 코가로보틱스 대표는 “로봇 수출에 성공하더라도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현지 사후 관리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현지에서 A/S가 가능한 기업과 로봇 스타트업 간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목했다.
김태훈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상근부회장은 “군수용 드론의 기술 수준이 미국 대비 80% 수준으로 따라가고 있지만, 민수용은 중국산 부품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며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다양한 규제 해소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민지·정찬수 기자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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