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기술 추격에 韓 대중국 수출 '빨간불'…"1년간 쌓인 적자만 22兆"

장유미 2023. 6. 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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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중 수출국 중 韓 수출 감소폭 가장 커…"中 기술수준 약진에 개선 가능성 희박"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액 규모도 1년 만에 두 계단 밀려나 중국의 교역국 중 4위에 머물렀다. 중국과 경합도가 높은 IT 업종에서 중국기업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 영향을 준 것인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초격차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5월부터 누적된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170억 달러(약 22조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시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이슈분석_대중국 수출부진 현황 및 적자기조 장기화 가능성'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누적된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170억 달러(약 22조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무역적자 중 대중국 적자 기여도 역시 1년 새 12.8%에서 43.2%까지 대폭 확대됐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수출은 정체된 반면, 수입이 급증한 가운데 2022년 4분기 이후 대중 수출이 본격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결국 2022년 5월부터 12월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5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20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적자폭은 118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이 같은 대중국 무역적자 흐름의 주 원인은 반도체 등 소수의 핵심산업에 편중된 수출 구조 때문이다. 대중국 수출액에서 89%를 차지하고 있는 '중화학·전자·기계'는 최근 모든 세부 품목에서 부진한 수출 실적을 보였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 5월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제품의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9%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철강(23%↓)·화공품(20%↓)·기계류 및 정밀기기(12%↓)에서도 나타났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대외부문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그 정도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체 무역수지 적자에서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기여도는 2022년 12.8%에서 2023년 43.2%로 확대됐다.

한경연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반도체 등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경쟁력 초격차를 확보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프=한경연]

중국의 교역국 중에선 한국의 수출이 대만과 더불어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5월 한국과 대만의 대중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3% 감소했다. 이 여파로 한국의 대중 수출액 규모는 2022년 5월 대만에 이은 2위에서, 2023년 5월에는 미국과 호주에 밀려 4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높아지는 반면 대중 수출은 양적·질적으로 정체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국산화 정책에 의한 중간재 자립도 향상, 중국과의 기술격차 축소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탓에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의 시름도 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체 약 56%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수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 대한 초격차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 흐름이 상당 기간 동안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11개 기술 분야 중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를 포함한 5개 분야에서 오히려 중국에 뒤쳐진 상황이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과 EU 등 주요국 대비 기술 발전이 최대 8년 이상 늦은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 분야 중심으로 수출품목을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무역수지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반도체·2차전지 등 한국이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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