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TV CHOSUN, ART CHOSUN '아트 Pick 30'-1]'침묵의 화가' 윤형근
7월1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 개막
국내 최초 미디어 연합 전시 ‘Art Pick(아트픽) 30’전이 오는 7월12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한다. 뉴시스와 TV CHOSUN, ART CHOSUN이 공동 주최해 국내 주목 받는 현대미술가 30인을 한자리에 모은 이 전시는 국내 최대 민간통신사와 국내 최고 종합편성채널이 선정한 작가들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참여하는 작가와 작업세계를 소개한다.<편집자주>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추상화가 故 윤형근(1928~2007)은 '침묵의 화가'로 불린다. 그림은 묵직하다. 쉽게 읽히는 작품은 아니다. 형상을 절제한 채 짙은 청색과 다갈색을 기조로 수평 혹은 수직의 획만을 허용한 그의 작업은 조용하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미를 가지고 있다. 색 띠에서 번져 나오는 선염의 미묘한 진행은 화면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게 특징이다.
면포나 마포 그대로의 표면 위에 하늘을 뜻하는 청색(Blue)과 땅의 색인 암갈색(Umber)을 섞어 만든 ‘오묘한 검정색’을 큰 붓으로 푹 찍어 내려 그은 것들이다.
누리끼리하고 검은 화면의 그림을 작가는 스스로 ‘천지문(天地門)’이라고 명명했다. '천지문'이라 지은 이유에 대해 1977년 1월 "블루(Blue)는 하늘이요 엄버(Umber)는 땅의 빛깔이다. 그래서 천지라 했고 내 그림의 구도는 문(門)이다."는 일기를 남겼다.
처음부터 어두운 작업은 아니었다. 그의 스승이자 장인인 수화 김환기(1913~1974)의 영향을 받아 밝은 색채를 사용했었다. 작업이 변한 건 1973년 ‘반공법 위반’의 누명을 쓰고 서대문형무소를 다녀온 후 색채를 잃게 됐다. 누런 마포에 검은빛의 그림은 말이 없이 점잖고 진중한그와 닮았다. 그러나 그는 어두운 시대에 저항하며 울분과 서러움을 삭이며 삶을 살아냈다.
윤형근은 1977년 일기에 이렇게 썼다.
"내 그림은 잔소리를 싹 뺀 외마디소리를 그린다. 화폭 양쪽에 굵은 막대기처럼 죽 내려 긋는다. 물감과 널찍한 붓 그리고 기름, 면포나 마포만이 내 작품의 소재다. ...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깨끗한 작업과정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젊은 시절 전란 속에서 살아오다 보니 안정된 화실에서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
2018년 사후 11년 만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첫 회고전을 기획한 김인혜 학예연구사는 "윤형근의 작품은 김환기의 것과는 달리 하늘에서 노닐지 않는다면서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는 서정을 대신해서 그의 흙 빛깔 작품들은 훨씬 더 인간의 피와 땀을 기록한 것"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윤형근 작품은 간결해서 '잔소리'를 찾을 수 없다. 색채는 엄버와 블루 두가지뿐. 천조차도 평범한 마포나 면포일 뿐이며, 불투명한 백색 도료를 더하지 않은 그대로의 표면에 슬쩍 바른 것이다. 후기 작품은 한층 더 간결해져 색채는 미묘한 차이가 제거된 순수한 검정색으로 변했다. '회화라든가 표현이라든가 형상이라든가 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지각 너머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같은 그림이다.
윤형근은 K아트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한국의 대표 추상화가다. 미술시장에서도 단색화 급부상으로 작품 값이 20배 정도 상승한 '블루칩 작가'로 꼽힌다. 사후에도 세계 유명 미술관과 화랑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에 포투니미술관(Palazzo Fortuny)에서 열렸던 기념비적인 회고전에 이어 4년여 만에 영국 헤이스팅스 컨템포러리서에서 첫 개인전을 10월1일까지 개최한다. 올해 1월 세계적인 화랑인 데이비즈 즈워너 갤러리 파리점에서 새해 첫 전시로 개막, 긴 줄이 늘어서는 등 첫날 1000여 명이 관람 화제가 된 바 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좋아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추상화가 윤형근(Yoon Hyung-Geun 1928~2007)은?
‘Art Pick(아트픽) 30’전 참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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