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 서로 밀어줘야 '생성 AI 강국' 만든다"

김미정 기자 2023. 6. 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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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 조찬 좌담회] 보안·저작권·인력양성 등 관련 이슈 논의

(지디넷코리아=김미정 기자)생성 AI(인공지능)가 비즈니스에 본격 들어섰다. 챗GPT 출현 후 하루가 다르게 생성 AI 서비스가 쏟아지는 중이다. 기업은 생성 AI 글로벌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정부도 최근 초거대 AI 경쟁력 방안을 발표, 세계 시장 리딩에 나섰다.

생성 AI와 함께 주목받는 분야가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이다. 클라우드와 생성 AI는 뗄 수 없는 사이다. 클라우드는 생성 AI 모델 구축을 비롯해 데이터 훈련, 업그레이드, 비즈니스 적용, 서비스 출시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정부와 기업은 생성 AI와 클라우드를 혁신 동력으로 삼는다. 그만큼 고민거리도 많다. 관련 정책을 비롯한 보안 이슈, 저작권 문제, 인력 부족, 공공 클라우드 전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지디넷코리아는 28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조찬 좌담회'를 열고 국내 생성 AI, 클라우드 산업과 정책 현실을 짚었다. 좌담회에선 정부와 기업이 생성 AI 생태계와 이슈 해결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이야기 나눴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은 생성 AI를 활용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설명했다. 정부는 공공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정부와 기업은 서로를 적극적으로 밀어줘야 국내 AI와 클라우드 산업을 한층 더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좌담회 참석자>

류제명 디지털플랫폼정부추진단장
윤동식 KT 클라우드 대표 겸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
탐송 한국오라클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정우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사회: 지디넷코리아 김태진 편집국장
-정리: 김미정 기자

(왼쪽부터) 류제명 디지털플랫폼정부추진단장, 윤동식 KT 클라우드 대표 겸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 탐송 한국오라클 대표, 정우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지디넷코리아 김태진 편집국장.

=김태진 편집국장(이하 사회): 챗GPT 출현 후 생성 AI가 열풍이다. 생성 AI 파괴력은 무궁무진하다. 정부와 기업은 생성 AI 활용을 검토하는 추세다. 그러나 AI 생태계 모습이나 활용 방식은 아직 불분명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하나.

▲류제명 단장: 현재 디지털플랫폼정부를 비롯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이 초거대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에 산업계 관계자를 모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생성 AI에 9천억 규모에 달하는 투자를 할 계획도 밝혔다.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개발에 포괄적으로 투자하는 식이다. 정부는 전반적으로 생성 AI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에 힘쓸 것이다.

류제명 단장은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생성 AI의 비즈니스 적용 탐색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정부는 생성 AI의 비즈니스 적용에 대한 탐색도 진행 중이다. 올해 4월 발표한 디플정 추진계획에도 초거대 AI, 생성 AI를 정부 운영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정부 전용 초거대 AI 활용모델을 만드는 것도 행안부, 과기정통부 등 정부부처들과 논의 중이다.

현재 공무원들이 실험적으로 업무에 생성 AI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만큼 공무원 사무실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아침에 출근하면 챗GPT와 바드, 뤼튼 2.0 등 생성 AI 서비스를 켜놓고 업무를 시작한다. 사람 혼자서 몇 시간 걸리던 업무를 생성 AI 서비스는 수초 만에 해결해준다.

구체적인 공무용 챗GPT 로드맵도 만들었다. 첫 단계는 각종 보도자료나 정책자료, 법안 등 대중에 공개한 자료를 AI 모델에 학습하는 식이다. 정부는 해당 모델을 통해 공무원 업무 생산성 증가율을 테스트할 방침이다. 다음 단계는 행정 내부 문서를 포함해 기밀 자료를 AI 모델에 안전하게 학습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기밀을 유지하면서 민간 AI 모델 장점을 활용할 수 있을지 테스트할 예정이다.

정부는 민간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해 공무원 업무 생산성 향상을 넘어,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실제 네이버 케어콜을 복지업무에 도입해 실질적인 효과를 봤다. 또 행안부도 보안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면적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을지 실험 단계를 거치는 중이다.

올해부터 디플정과 과기정통부는 공공기관과 민간이 새로운 생성 AI 서비스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는 탐색단계를 넘어서 실질적인 흐름을 보고 있다.

=사회: 현재 정부는 초거대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특히 클라우드 기업은 클라우드 사업과 생성 AI를 어떻게 연관 지어 준비하고 있나.

"생성AI, 클라우드 기업에게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 제공할 것"

▲윤동식 대표: 챗GPT 출현은 큰 충격을 안겼다. 알파고 이후 AI가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이전에는 기능 하나를 AI에 입력하려면, 관련 데이터만 넣어서 예측, 분석, 행위 훈련을 시켰다. 그런데 그 AI에게 다른 일을 시키려면 다른 데이터를 새로 넣어야 했다. 반면 챗GPT 등 생성 AI는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 학습했다. 모든 질문에 확률적으로 대답할 수 있다.

KT는 생성 AI를 기업에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기업 내부 데이터 기반으로 비즈니스 결정을 내리는 데 유용할 거라고 봤다. 예를 들어, 전사적자원관리(ERP)를 활용하는 기업이 있다고 치자. ERP는 매월 말 회사에 들어온 전표 등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2주 걸린다. 그런데 기업 대표는 이를 바로 확인하고 싶다. ERP와 생성 AI를 접목하면 월말에 최종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생성 AI는 이전에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셈이다. 기업은 생성 AI를 통해 리얼타임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윤동식 대표는 생성 AI와 클라우드는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모든 기업이 생성 AI 모델을 만들 순 없다. 오픈AI는 특이한 사례다. 일반 기업이 아니다. AI 모델만 만드는 회사다. 매출을 내지 않아도 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간신히 GPT 모델 하나를 만들어 낸 거다. 오픈AI처럼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GPU 몇천 장을 사서 모델 만드는 데만 매달릴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생성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서비스하는 회사는 국내 기업을 제외하고 전 세계 두 군데뿐이다. 오픈AI와 구글이다. 나머지는 이들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API로 서비스를 만든다.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오픈AI 모델을 활용한다.

생성 AI와 클라우드는 뗄 수 없는 관계다. 클라우드 공급사는 기업에 생성 AI를 잘 개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임무다. 클라우드 기업 입장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으면 기회가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본다.

KT도 초거대 AI 모델을 만들었다. 고객들에게 이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특히 기업 고객은 AI 모델에 기업 데이터를 안전하게 넣어야 한다. 챗GPT 출현 후, 여러 기업이 챗GPT를 쓰지 않겠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회사 직원이 챗GPT에 기업 내부 문서 등 민감한 데이터를 입력하고 질문해서다. 그 데이터는 현재 챗GPT 안에 들어갔다. 오픈AI는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 모든 기업의 기밀을 알아낼 수 있다.

앞으로 KT는 기업에게 초거대 AI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겠다. 특히 민감한 기업 데이터를 잘 관리할 것이다. 안전하게 회사 내 AI 모델에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연구 중이다. 초거대 AI를 KT 클라우드로 구동하는 식이다. 클라우드상에서 쓴 것만 과금하는 식으로 제공할 것이다. 이는 클라우드 산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제공할 것이다. 구글을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네이버 등 모두 이 방식으로 초거대 AI 서비스를 지원할 것으로 본다.

"생성AI, 법률·의료·교육 등 전문지식 분야까지 기능 확장"

▲김유원 대표: 네이버는 생성 AI에 올인했다. 그만큼 이 분야에 많이 집중했다. 생성 AI가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스며들었다. 네이버 검색을 비롯한 쇼핑 등 메인 비즈니스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네이버는 생성 AI에 즉각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네이버는 클라우드와 생성 AI를 연관 지어 개발하면 메인 비즈니스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네이버는 검색 기업이다. 생성 AI로 인해 정보 탐색 행위가 많이 바뀔 것으로 예측한다. 이미 바드와 빙챗이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정보 탐색 행위는 더 발전할 것으로 본다. 빙챗의 경우, 검색 결과를 요약해 제공한다. 앞으로 이 기능이 더 좋아질 것이다. 바드는 벌써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하이퍼클로바 기반으로 검색 기능을 새로운 형태로 바꿀 것이다. 알파벳 ‘큐(Q)’가 들어간 이름을 따서 검색 기능을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김유원 대표는 생성 AI를 서비스 개발에 적용하면 비용이 최대 100배 오른다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문제는 서비스 비용이다. 이전에는 개발 비용만 투자하면 됐다. 서비스 비용은 크게 들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기업이 생성 AI를 서비스에 적용하려면 큰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기존보다 10배, 많게는 100배 더 많은 서비스 운영비용이 든다. 앞으로 비용과 서비스 균형을 어떻게 잘 잡느냐에 따라 AI 서비스 성공이 결정된다고 본다. 네이버도 이러한 균형에 대해 생각 중이다.

네이버는 콘텐츠 생성에 자신 있다. 생성 AI로 인해 그림, 음악, 작곡, 글쓰기 등에 드는 생산 비용 자체를 낮출 수 있다. 이는 콘텐츠 생태계 전체를 바꿀 것으로 본다. 네이버 블로거가 글을 쓰거나, 소상공인들이 상품 데이터베이스 콘텐츠를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전문적인 트레이닝도 필요 없다. 생성 AI가 알아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용자에게 이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 생성 서비스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생성 AI 없다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생성 AI는 법률, 의료, 교육 등 전문 지식 분야까지 기능을 확장할 것으로 본다.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이를 위한 로드맵을 구상했다. 우선 하이퍼클로바로 이메일 작성, 문서 요약, 번역을 잘하는 플랫폼에 집중할 것이다. 이후에는 법률, 의료 등 전문 분야에도 활용 가능한 AI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문지식을 갖춘 AI가 기업 내부 정보를 만들어 내는 서비스까지 개발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막대한 생산 라인이 필요할 것 같다. 파인튜닝 과정 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느냐도 관건일 것 같다.

네이버는 AI 모델을 만드는 데 천문학적 투자를 했다. 그러나 생성 AI 생태계 자체를 구성하는 건 네이버 혼자 할 수 없다. 다양한 산업군과 힘을 합쳐야 한다. 국내는 모든 AI 기술 스텍을 다 갖췄다. 국내에는 AI, 반도체, 클라우드, 플랫폼 기술 등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기업이 다 있다. 그 에너지를 어떻게 한데 모아낼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라고 본다.

=사회: 생성 AI에 대한 비판적 입장도 있다. 대표적인 이슈는 보안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안정성 확보 위해 윤리적·도덕적 AI 알고리즘 구축 필요

▲탐송 대표: AI는 수십년동안 시장에 존재해 왔다. 그런데 챗GPT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것이다. 발전 속도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위험할 수 있다. AI가 시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도 AI가 어떤 해를 끼칠지 확실히 모른다.

탐송 대표는 오라클의 AI 윤리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I는 적극 활용하되, 정부가 적절히 규제해야 한다. 현재 많은 기업은 데이터 보안 문제로 챗GPT를 활용을 주저한다. AI가 높은 보안성을 갖추려면 먼저 기업은 AI 알고리즘이나 모델을 윤리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개발 과정이 윤리적이어야 활용도 윤리적으로 이뤄진다.

오라클은 별도로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만들어 놨다. 오라클은 철학적이고 도덕적인 AI 윤리 원칙을 강조한다. AI 알고리즘 편향이 일어나지 않는 개발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AI에 들어가는 알고리즘은 항상 투명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는 AI를 사용하는 이들에겐 별거 아닌 원칙 같을 수 있다. 그러나 개발자에게는 어려운 요구사항이다. 특히 AI가 의료나 국방, 범죄 등에 활용될 경우 항상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왜 그 사람이 범인인지, 왜 그 무인 드론이 해당 장소를 폭격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

이 외에도 AI에 대한 자율성, 책임감 있는 AI 등도 필수 요소다. AI 알고리즘 제작 과정에 이러한 윤리성을 지켜야 최종적으로 안전한 AI가 탄생하는 것이다.

오라클은 해당 사항을 반영해 AI를 만든다. 이를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에 접목했다. 이러한 윤리성을 굳이 지키려는 이유는 또 있다. 기업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없다. 애플리케이션에서 나온 데이터 결과를 하나씩 분석하고 결과에 대한 이유를 도출할 사람이 없다. 이를 사람 대신 AI가 한다. AI는 무작정 결과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분석해 설명 가능성 기능을 통해 친절히 알려준다. 지금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도 AI가 들어가 있다. 더 빠르고 안전하게, 에러 없이 작동한다. 별도 튜닝도 필요 없다. 이게 AI의 힘이다.

AI에 대한 정부 규제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과 중국도 AI 규제에 시동 걸었다. 그렇지 않으면 AI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각 기업도 자사 프레임워크 안에서 계속 토론하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기술이 정책보다 훨씬 앞서있다. ‘좋은 AI’가 있으면 ‘나쁜 AI’도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AI는 굉장히 흥미롭지만, 한편으론 무서울 때가 있다.

생성 AI와 클라우드는 뗄 수 없는 사이다. 클라우드 없이 생성 AI 발전은 불가능하다. 오라클도 최근 생성 AI 덕분에 큰 성장을 보였다. 최근 코히어와 손잡고 생성 AI도 출시했다. 얼마 전 일론 머스크가 AI 알고리즘 발전을 6개월 동안 멈추자는 공개서한에 서명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이다. 기업들은 분기별로 어마어마한 실적 압박을 받는다. 무조건 수익을 올려야 한다. 클라우드 기업은 AI로 인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올릴 기회를 잡았다. 이 와중에 AI 발전을 멈추자는 건 어불성설이다.

▲류제명 단장: 오라클이 생성형 AI를 출시한 배경을 알고 싶다. 기존 코어 비즈니스 목적으로 하는 건가. 아니면 새 시장을 겨냥한 것인가.

좌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탐송 대표: 시장이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현재 많은 기업은 챗GPT를 안 쓴다. 필요 없어서 안 쓰는 게 아니다. 챗GPT 보안 이슈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일 뿐이다. 오라클은 해당 기업을 위해 안전한 클라우드상에서 생성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출시했다.

=사회: 지금까지 생성 AI에 대한 보안 이슈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이외 다른 이슈가 있을까.

생성AI, 저작권 이슈도 풀어야 할 숙제

▲정우진 대표: 클라우드 공급사를 돕는 MSP 입장에서 현실적인 기업 이야기를 하고 싶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챗GPT 태스크포스를 2개월 전부터 만들었다. 지금까지 관련 프로젝트만 10개에 달한다.

정우진 대표는 생성 AI의 저작권 이슈를 언급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현재 IT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이라는 모멘텀을 겪으면서 스마트폰, 클라우드를 초창기에 접했다. 그때마다 항상 보안이나 규제에 대한 이슈 문제가 나왔다. 그런데도 이를 다 해결했다. 정부와 기업이 협업해 넘길 수 있었다.

챗GPT 같은 경우, 처음에는 기업들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보안 때문이다. 현재는 챗GPT 등 생성 AI를 활용하자는 방안이 대세다. 다만 기존과는 차이가 있다. 현재 기업은 대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생성 AI에 대한 이슈는 나중에 처리하고, 일단 기업 내 직원, 부서에 이 기술을 먼저 도입하는 부분이다. 바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클라우드라는 모멘텀을 겪으면서 쌓은 경험으로 취한 태도다.

또 챗GPT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과 다른 리스크를 가졌다. 저작권 이슈다. 챗GPT가 생성을 하다 보니 데이터 출처, 생성에 대한 권리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까지도 지금 기업이 상세하게 검토 중이다.

=사회: 정부와 기업은 개발자 인력 부족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 중인지 궁금하다.

정부, 2026년까지 수준별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류제명 단장: IT 인력문제는 양적·질적으로 여전히 문제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핵심 디지털 분야 과제 중 하나를 ‘100만 디지털 양성’으로 정했다. 수준별 인력 양성을 위한 대책을 담았다. 고용노동부, 교육부, 과기정통부 등도 인력 양성 프로젝트를 정책에 따라 진행 중이다. 사업에 필요한 인력 수급은 코로나 때 잠깐 늘었다가 지금 정체 상태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이에 정부가 2026년까지 수준별 인력을 양성하려는 대책을 진행 중이다.

AI나 데이터 분석 도구를 잘 가르치고 잘 사용하는 전문가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엔지니어를 키우는 것 이상으로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일반 국민에게 공교육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만큼 큰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해 공무원의 AI 활용 능력은 중요하다. 각 부처와 기관의 전산을 담당하는 사람뿐 아니라 실제 정책을 만드는 사람도 AI를 알아야 한다. 보편적인 일반 공무원도 직급별로 어떤 관점에서 AI를 다뤄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현재 인사핵심처와 협업해 전방위적인 디지털역량 교육을 공무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

▲정우진 대표: 디지털 기술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 역량에 따라 디지털 성공 여부가 달렸다.

기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모멘텀이 일어났을 때마다 몇몇 IT 기업은 ‘IT 사관학교’를 운영했다. 덕분에 인재 양성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메가존클라우드도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핵심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이직할 때 꼭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IT 운영자를 비롯해 관리자, CSP 등 다양한 분야로 이직한다.

결국 인재 양성에는 무조건 공급을 늘려야 한다. 실제 프로젝트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장이 인재 양성 프로젝트 핵심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이를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만하지 않고 인력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회사 엔지니어가 외부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메가존도 처음에는 CSP 중심 자격증만 제공했다. 자격증을 많이 따야 몸값이 올라가거나 인정받는다고 생각했다. 결국 CSP도 현재 많은 다양성을 갖췄다. 특정 솔루션, 특정 CSP에 매몰되기보다는 그 근간을 바탕으로 한 다양성과 응용력을 통해 차별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AI 분야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오픈AI 바람이 불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러 GPT 기반의 챗봇을 개발하려 한다. 결국 하나에 매몰돼 있지 않고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 개발자는 핵심 역량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사회: 최근 정부의 공공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정부가 단순히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하지 않고, 파스(PaaS)나 사스(SaaS)까지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공 클라우드,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 전환 추진"

▲류제명 단장: 클라우드 전환사업은 이번 디플정 로드맵 중 가장 핵심이다. 정부가 갖고 있던 방대한 IT 시스템은 현재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칸막이화 돼 있는 상태다. 이를 공공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크고 중요한 방향이라고 본다. 물론 기존 정부는 디지털 댐,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전환사업을 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향으로 가지 않은 채 진행됐다. 이번에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본격 진행하려 한다.

행안부는 이를 위한 기본 원칙과 기준을 정리 중이다. 모든 부처가 행안부에 클라우드 전환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번엔 선언적으로 끝내지 않겠다. 예산 편성 지침과 ISP, ISNP 가이드라인을 클라우드 네이티브한 방식으로 우선 검토하고 클라우드 퍼스트를 기본으로 할 수 있도록 예산 가이드라인도 바꿨다.

(왼쪽부터) 류제명 단장, 김태진 편집국장, 윤동식 대표. (사진=지디넷코리아)

앞으로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비용 문제, 클라우드 전환 과정에서 여러 방식으로 진행됐던 다양한 기준, SI 방식 등을 재편할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해야 한다. 이번 정부에서 물꼬를 트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것이다. 정부 시스템이 클라우드로 전환되지 않으면 향후 고도화된 시스템을 공공자원에 활용하기 힘들 것이다. 전면적으로 물길을 바꿔야 한다.

글로벌 평균 공공 클라우드 채택률은 30%다. 한국은 이보다 더 낮다. 클라우드로 못 가는 이유는 보안과 지연시간, 정보 때문이다. 그렇지만 클라우드 경쟁력은 원한다. 앞으로 클라우드 시장은 변할 것 같다. 고객은 타이밍에 맞게 공공 클라우드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등으로 자유롭게 채택할 수 있어야 한다. 분산 클라우드가 필요한 이유다. 오라클 조사 결과, 글로벌 기업 98%가 멀티 클라우드를 채택할 것으로 답했다. 향후 고객은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 원하는 타사 서비스를 채택해 활용함으로써 클라우드 채택률을 늘릴 것이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김유원 대표: 생성 AI가 큰 변화를 불러왔다. 네이버도 생존을 위해 AI를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 중이다. 기존 삼성전자가 디바이스를 만들어 냈지만,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가 없어서 이른바 '앱통행세'를 차지하지 못했다. 이처럼 현재 매우 많은 AI 관련 부가가치가 외국으로 가고 있다. 단순히 국내 부가가치가 나가는 것뿐만이 아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로 나갈 때, 국내 자체적인 OS나 모바일 생태계가 있었으면 훨씬 더 많은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전 세계 AI가 하나로 통일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업, 국가, 문화마다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는 AI 반도체부터 클라우드, AI 모델, 플랫폼, 앱 개발 전문성을 모두 갖췄다. 전 세계에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AI를 공급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현재 네이버, KT 등이 AI에 투자를 상당히 많이 한다. AI 생태계 구현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점점 기업 단위로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생태계를 구축하는 건 국내 AI 경쟁력을 위해 꼭 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정부가 지원하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국산 AI 반도체 기업 육성·AI사업에 대한 사고방식 전환 있어야

▲윤동식 대표: 디지털 강국이 되려면 수준 높은 국산 AI 반도체를 쥐고 있어야 한다. 엔비디아나 AMD 의존성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펨리스 벤처들이 어마어마한 투자를 해야 가능하다. 정부가 국산 AI 반도체 관련 사업을 크게 만들어 반도체 기업을 돕길 바란다. 이를 통해 레퍼런스를 만들면, 국내 반도체 파워는 성장할 것이다. 글로벌 기업이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을 스카웃할 수도 있는 등 선순환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도 마찬가지다. KT 내부에서는 3년 전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진행한 바 있다. KT는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펼친 지 10년 넘었다. 클라우드 머스트는 5년, 클라우드는 3년 진행했다. 개발자는 이때마다 힘들어했다. 개발자는 비즈니스를 하지 않아서다. 정부는 기업 내 개발자에게 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클라우드 전환 시 개발자에게 비즈니스 이해도를 높여주길 바란다. 정부가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가는 것에 대해서도 100% 찬성한다. 이 과정에서 허들이 있을 때 정부와 산업이 함께 했으면 한다. 서로 돕는 선순환 구조가 되길 바란다.

▲정우진 대표: 최근 AI 디지털교과서 경쟁 입찰에 들어갔다. 디플정이 직접 하는 것도 있지만, 주요 관계 부처들이 워낙 AI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클라우드와 챗GPT를 다 갖췄다. 내년 인증을 받고, 2025년부터 시범, 2028년 초중고에 배포될 예정이다. 이것은 빅뱅으로 할 수 없다. AI는 지속적인 개발과 장기적인 운영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자료요청이나 제안요청서 관련 정책을 보면 여전히 사업 방식이나 제출에 대한 부분은 의문점을 낳는다.

좌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정책에 "제안요청서에 빅뱅 방식과 지속 가능한 데브옵스, 개방형 통합방식을 고려해서 제안하라"는 정부 한마디만 있으면 된다. 이에 대한 사업 성공 가이드라인만 잘 제시하면 될 것 같다.

2025년에는 새로운 AI가 나올 것이다. 학생이 2028년에서 2023년에 만든 AI 교과서를 봤을 땐 어떻게 생각할까. 고리타분한 AI 교과서라고 볼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가 효과를 낼 수 없다는 의미다. 클라우드, 생성 AI를 운영하면서 안고 가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 최대한 주무 부처에 이야기하고 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사업 성공과 핵심은 인프라와 플랫폼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업에 대한 방식을 전반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본다.

▲류제명 단장: AI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과기정통부와 이야기할 것이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에 대해서 뜻은 좋으나 이 부분은 체계적으로 발주자 이해도를 높이는 프로그램 만드는 것을 고민해 보겠다.

최근 차세대 나이스 등 사업에 문제가 생겼다.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았지만, 디플정은 반복되는 차세대 사업 문제를 짚어보는 태스크포스를 만들 방침이다. 현재 빅뱅 문제도 시대 흐름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차세대 사업을 안착하기 위해 부처 안에서 협업해 논의해 보겠다.

디플정이라는 명칭을 굳이 만든 게 서로 만나서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필요한 것들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부처 담당 부서 간 칸막이가 있었다. 하지만 부처 간 시스템이 따로 있어도 협업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

정부와 기업, 시민이 협업해 사회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한 협업 공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와 국민 관계는 경직됐다. 행정서비스는 정부가 제공하는 것이고, 국민은 수혜자 입장이었다. 이제는 정부 운영에 민간을 참여시키자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 예로 정부가 공공데이터를 개방하면 민간이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서로 참여도를 높이는 식이다.

이에 대한 국민 우려도 있다.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러 측면에서 허들이 있는 것 같다. 민간 기업도 국민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공공서비스에 대해 확장된 관점을 국민에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김미정 기자(notyet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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