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가정 폭력까지 늘린다…1도 오르면 6% 이상 증가

서필웅 2023. 6. 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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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이 인도 등 남아시아를 강타한 가운데 이런 무더위가 가정폭력까지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JAMA 정신의학에 발표된 연구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연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 남아시아 3개국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신체적, 성적 가정 폭력이 6.3%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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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이 인도 등 남아시아를 강타한 가운데 이런 무더위가 가정폭력까지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JAMA 정신의학에 발표된 연구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연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 남아시아 3개국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신체적, 성적 가정 폭력이 6.3%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인도, 파키스탄, 네팔의 15~49세 소녀와 여성 19만4871명을 대상으로 정서적· 신체적·성적 폭력 경험에 대해 추적 조사한 뒤 같은 기간 동안의 기온 변동과 비교했다. 
19일(현지 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발리아의 지역 병원에서 사람들이 온열 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3개국 중에는 인도의 가정 폭력 증가율이 가장 높았는데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신체적 폭력은 무려 8%, 성폭력은 7.3% 증가했다.

최근 전 세계는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는 중이다. 이중 인도 등 남아시아는 최고기온 섭씨 45도에 이르는 기온 속 100여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미셸 벨 예일대학교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극심한 더위가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고, 억제력을 낮추며, 공격성을 높이고, 정신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생리적 스트레스 증가가 가정폭력 증가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사진=뉴스1
벨 교수는 “고온이 폭력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학적 잠재적 경로가 많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폭염은 농작물 피해를 유발하고, 기반 시설을 붕괴시키며, 경제를 잠식하고, 사람들을 실내에 가두어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등으로 가족 전체를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지게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어 모든 소득 계층에서 폭염과 관련된 폭력 증가가 있었지만 특히 저소득층과 농촌 가구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 인도 여성은 가디언에 “더위가 닥쳐 남편이 밭에서 일할 수 없게 되면 유일한 수입원을 잃게 된다”면서 “남편은 아이들을 먹일 수 없다는 무력감 때문에 화를 낸다”고 밝혔다. 이어 “좌절감이 쌓이고 아이들이 징징대면 남편은 나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때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기온 상승이 특히 여성에게 더 폭력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가 다수 발표된 바 있다. 스페인에서는 폭염이 닥쳤을 때 파트너 여성 살해 위험이 40%나 증가했으며, 케냐에서는 폭염을 포함한 극심한 기상 이변을 경험한 여성이 파트너 폭력을 신고할 확률이 60% 더 높았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전 세계 데이터를 종합한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대인 관계 폭력의 위험은 2.3%, 집단 간 갈등은 13.2% 증가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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