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노선 강자였던 아시아나항공의 한숨
올초 증편 나섰지만…수요부진에 일부 노선 중단
한국과 중국 간 하늘길이 좀처럼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한국인 단체관광을 막고 있고, 자국민의 단체 한국여행도 불허하고 있어서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수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20% 수준에도 못 미친다.
계속된 여객 수요 부진에 국내 주요 항공사는 일부 한·중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전 중국 노선 강자로 꼽혔던 아시아나항공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중국에 투입했던 여객기를 수요가 높은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 여객회복 시간 걸릴 것"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중국 일부 노선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8월1일부터 김포-베이징 노선 운항을, 같은 달 9일부터 인천-샤먼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도 7월6일 김포-베이징 노선 운항을, 같은 달 8일부터 인천-선전 노선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일부노선 운항중단에 나서는건 여객수가 회복되지 못해서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노선 이용객 수는 120만6374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1~5월 대비 83.3% 급감했다. 이 기간 운항편은 1만5060편으로 2019년 1~5월 대비 69% 감소했다.
항공 수요 감소의 직접적 원인은 한중 관계 악화에 있다. 중국 당국은 한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을 사실상 막고 있고, 중국민에 대한 한국 단체여행도 불허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입국을 위해선 비자신청 등 절차가 필요한데 코로나 이전보다 대기기간이 길고 과정이 복잡해져 수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 대해선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것을 보면 정치적인 이유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국과 중국의 외교 관계가 정상화 되더라도 여객수 회복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국민들의 반중(反中)정서와 중국관광 매력도가 예전만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일본, 동남아 등 대체 여행지가 있는 상황에서 중국관광 매력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 기간 한국인들 사이 반중정서도 심해졌기 때문에 관광수요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중국노선 회복 기대했는데
항공사 입장에선 코로나 이전 중국노선은 거리 대비 수익성 높은 알짜 노선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과거 28개 중국 노선을 주간 220회 운항하는 등 국내 항공사 중 중국노선 운수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항공사였다. 2019년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매출 비중은 17%로 미국(18%)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3월 중국 노선에 대한 대대적 증편에 나선 바 있다. 중국 여행 수요 회복을 예상하고 내린 선제적 조치다. 노선 증편을 통해 기존 5% 수준에 머물렀던 중국노선 운항 회복률을 50%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내부에서는 중국 여객 수요 회복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대 이하의 중국노선 수요로 올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은 7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5.7% 급감할 전망이다. 코로나 기간 화물 특수 효과가 사라진 게 주된 이유이지만 중국노선 부진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중국에 투입했던 여객기를 수요가 높은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본다. 중국 노선을 제외한 다른 노선에선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취항에 눈을 돌리진 않을 것"이라며 "중국 운항 중단으로 남는 여객기를 활용해 기존 노선 증편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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