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EU에 의견서… “과도한 기업 규제 지양해야”

핵심원자재법·탄소중립산업법 관련 韓 기업 의견 전달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과 탄소중립산업법(NZIA) 관련 한국 기업의 견해를 모아 유럽한국기업연합회와 함께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29일 밝혔다.

무역협회는 EU 집행위원회에 낸 의견서를 통해 “산업의 탄소 중립 실현과 공급망 다변화를 동시에 실현하려는 EU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지만, 해당 법안의 일부 조항이 기업에 부담을 전가하고 불확실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 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U 집행위는 핵심원자재의 대외 의존도를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핵심원자재법을 추진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핵심원자재법 초안에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전환, 항공우주, 방위 산업 등에 쓰이는 원자재 가운데 공급망 위기 가능성이 큰 자원을 ‘전략 원자재’로 지정했다. 또 전략 원자재들은 2030년까지 EU 연간 수요 대비 채굴 10%, 제련 및 정제 40%, 재활용 15%를 역내에서 조달한다는 ‘벤치마크 목표’를 설정했다.

무역협회는 관련해 “벤치마크 목표가 기업들을 압박하는 새로운 규제로 탈바꿈되지 않도록 EU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로만 명시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벤치마크 목표 수준을 점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했다.

무역협회는 핵심원자재법 내 ‘회원국별 모니터링 및 감사자료 제출’에 관해서도 “최종재 생산 기업들은 EU 집행위의 모니터링에 대비하기 위해 협력업체들의 원자재 수급 정보를 모두 파악해야 해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며 “제공 범위를 제한하고 기업들로부터 습득한 기밀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무역협회는 또 탄소중립산업법과 관련해 ▲역내·외 기업 간 차별 없이 혜택을 균등하게 부여할 것 ▲공공조달 시 단일 국가 의존 비율을 도출하는 세부 계산식을 제시해 줄 것 ▲법의 ‘최종재’ 정의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 등의 의견을 전달했다. 특히 탄소중립산업법은 태양광과 풍력, 배터리,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S) 등 탄소중립전략산업의 EU 역내 생산을 2030년까지 연간 수요의 40%까지 높이도록 목표를 설정했는데, 무역협회는 “이 목표가 벤치마크가 아닌 기업 규제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빛나 무역협회 브뤼셀 지부장은 “핵심원자재법과 탄소중립산업법을 통해 기업의 EU 역내 투자를 장려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일부 조항은 혼란을 일으키고 규제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종 법안이 도입 취지에 맞게 규제 완화 및 산업·기술 육성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될 수 있도록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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