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검문 피해 도망치던 10대 경찰 쏜 총에 맞아 사망…프랑스 전체 ‘충격’

마크롱 “용서할 수 없는 일”, 음바페 “나의 프랑스가 아프다”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17세 소년을 숨지게 한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 후 망가진 버스정류장. EPA·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도망치려던 10대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나라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프랑스 각지에서는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졌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부터 프랑스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까지 나서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고 개탄하고 나섰다.

2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전날 경찰관 2명이 도로에서 멈춰 세운 차가 앞으로 나아가자, 운전석을 향해 총구를 겨눴던 경찰관이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이 담겼다. AFP 통신은 해당 영상과 관련 “네 머리에 총알이 박힐 거야”라고 말하는 목소리도 녹음돼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처음에 운전자가 차를 몰고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하는 바람에 총을 쐈다고 설명했지만, 영상 속 운전자가 빠른 속도로 출발하는 장면만 담겨 거짓 해명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운전대를 잡았던 나엘(17) 군은 총성이 들리고 나서 수십ｍ를 이동한 뒤 어딘가에 부딪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경찰은 나엘 군이 교통 법규를 위반했다고 보고 불러세웠다. 나엘 군이 운전한 차는 렌터카였고, 그 안에는 다른 2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명은 도주했고, 나머지 1명은 나엘 군과 같은 미성년자로 경찰에 붙잡혀 조사받고 난 뒤 풀려났다.

나엘 군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사건 당일 낭테르 등에서는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버스 정류소를 망가뜨리고 주차된 차에 불을 지르는 등 분위기가 다소 폭력적으로 변했다.

검찰은 나엘 군에게 총을 쏜 경찰관(38)을 체포해 과실 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나엘 군 측 변호인은 나엘 군을 살해한 경찰관뿐만 아니라 허위로 증언한 그의 동료 역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남부 마르세유를 방문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설명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법당국에 최대한 빨리 진실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프랑스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PSG)는 트위터에 “나의 프랑스가 아프다.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적으면서 유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