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첫 개각 “약탈적 이권 카르텔과 맞서 싸워달라”

김동하 기자 2023. 6. 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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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장관 김영호 지명
권익위원장엔 김홍일
차관 12명도 교체
김영호(왼쪽) 신임 통일부 장관 지명자와 김홍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 내정자가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내정 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명하고, 국민권익위원장에는 김홍일 전 대검 중수부장을 내정하는 장관급 인선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또 12명의 차관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 가운데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을 전진 배치했다. 장관급 인선은 최소화했지만, 부처 차관을 대폭 교체하면서 집권 2년 차에 사실상 첫 개각을 단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차관 내정자 5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고위 공무원으로서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공직사회에 나가서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카르텔을 잘 주시하라”며 “부당하고 불법적인 카르텔을 깨고 공정하고 상식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또 “부패한 이권 카르텔은 늘 겉은 그럴듯하게 포장돼 있다”며 “이를 외면하거나 손잡는 공직자들은 가차 없이 엄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집권 1년 후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대통령실 비서관들을 차관에 포진시키면서 국정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김오진 관리비서관이 국토교통부 1차관,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이 국토부 2차관에 발탁됐다.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이 해양수산부 차관,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이 환경부 차관,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 임명됐다.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인사 브리핑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임에 내정된 김영호 후보자에 대해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외교부 인권대사 등을 지냈다. 현 정부에선 통일부에 신설한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비서실장은 김홍일 권익위원장 내정자에 대해선 “40년 가까이 검사 및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법 이론에 해박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정통 법조인”이라며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리더십을 통해 부패 방지 및 청렴 주관기관으로서 권익위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했다. 김 내정자는 사법연수원 15기로 부산고검장 등을 지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장 인선 발표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어차피 지금 빈 자리”라며 “추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면직으로 공석인 상황에서 인사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는 역도 국가대표 출신인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깜짝 발탁됐다. 장미란 교수를 문체부 2차관에 인선한 배경과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문화 쪽은 BTS 등이 확 잡는데, 체육 쪽도 새 바람을 불어넣어 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장 내정자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고, 대학교수와 재단을 통한 후학 양성 등 현장과 이론을 다 겸비했다”고도 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는 김완섭 기재부 예산실장과 오기웅 중기부 기조실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고,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한훈 통계청장이 임명됐다.

외교부 2차관에는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 통일부 차관에는 문승현 주태국 대사가 내정됐다. 차관급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에는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가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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