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회장, ‘갑질·폭언’ 제보 가맹점주 상대 손배소 패소

가맹점주, 2017년 한 방송사에 갑질·폭언 제보
“윤홍근 회장 폭언·중량 미달 및 유통기한 임박 닭 제공”
BBQ 측 허위사실 손해배상 소송 제기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이 자신에게 ‘폭언과 갑질을 당했다’고 언론에 제보한 가맹점주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9일 BBQ와 윤 회장이 전 가맹점주 A씨와 직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BBQ 가맹점을 운영하던 A씨는 2017년 11월 ‘윤 회장이 매장 주방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자 직원에게 욕설과 함께 폐점 협박을 했고, 이후 BBQ 본사로부터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중량 미달인 닭을 공급받았다’는 취지의 내용을 제보하고 한 방송사와 인터뷰했다. 이에 윤 회장 측은 허위사실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BBQ법인에 10억, 윤 회장에게 3억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무죄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가맹점을 ‘갑자기 찾아와 욕설·폭언을 했다’는 취지의 제보내용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윤회장이 “이 새끼야”, “이 매장 폐업시켜” 등 욕설과 폭언한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점, 사건 후 BBQ 임원이 방문해 윤 회장이 “이 자식 봐”라고 말한 것이라며 사과했고, 가맹점 폐업 지시 또한 ‘해당 매장의 개설조건을 사전에 보고받지 않은 오해’라며 사과한 점 등이 감안됐다.

유통기한 임박·중량 미달 닭 제공 부분도 허위사실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됐다. 2017년 4월 11일~2017년 8월 15일 사이 해당 가맹점에 닭을 제공한 49회 중 ▷잔여 유통기한이 3일 남은 경우는 1회 ▷4일 남은 경우 6회 ▷5일 남은 경우 13회 ▷6일 남은 경우 29회였다. 재판부는 “유통기한이 1~3일이었던 횟수가 20회에 달하고 특히 4~5월에 시기가 집중된 바 A씨로서는 충분히 문제제기가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A씨 매장을 담당한 BBQ 회사 직원 C씨도 중량 미달 관련한 문제제기가 여러차례 있던 점을 인정한 부분도 감안됐다. 실제 회사 전산상 A씨 가맹점이 2017년 4~5월에 ‘조각수 부족’으로 6차례 불만이 접수된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제보로 BBQ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저하된점을 인정하면서도 “A씨가 어떠한 이익을 얻었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춰보면 제보내용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이고 제보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제보 내용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가맹점에 대한 부당 대우, 경제·사회적 약자의 정당한 권리보호, BBQ가 관련업계 최상위권 중견기업인 점 등을 감안했다. 항소심 판단도 이와 같았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