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비 달라” 건설현장서 억대 뜯은 건설노조원 무더기 검거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일원에 자리한 경기남부경찰청 청사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수원=박성훈 기자

공사장에서 건설업체를 협박해 억대의 금품을 갈취한 건설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9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건설노조 본부장 50대 A 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 씨 등과 함께 활동한 노조원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기도 내 10여 곳의 건설현장에서 업체를 상대로 노조 전임비와 복지비 등을 요구, 총 1억6000만 원 상당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협조적이지 않으면 집회를 열어 공사를 방해하거나 불법체류자 신분인 외국인을 채용한 사실을 고발할 것처럼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등은 소속 노조원이 근무하지 않고 있어서 사실상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건설현장을 대상으로도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돈을 뜯어내기 위해 노조를 설립한 것으로 보고 공동의 목적, 역할 분담 및 수익 분배 등을 규명해 A 씨 등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건설현장의 갈취·폭력행위 근절을 목표로 지속해서 단속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