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와의 싸움 남았다” 각국 중앙은행장들, 추가 금리인상 시사

(왼쪽부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장들이 거듭된 통화정책 긴축에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 등은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 포럼에 참석해 지나치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이 제한적임에도 충분히 제한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오랫동안 충분히 제한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긴축 장기화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파월 의장은 연준이 올해 최소 2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달 동결 이후 두차례 연속해서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도 다음 달 ECB의 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하다고 시사하면서도, 9월 회의에서 어떤 조처를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달 기준금리를 깜짝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선 바 있는 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일본의 경우 근원 인플레이션이 2%를 밑돌고 있어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내년에 인플레이션 2%가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면 금리정책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를 역임한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학 교수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장들이 통화 긴축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결심했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사실에 조금 당황한 것 같다”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을 보면 지난 1년간 하락한 것은 맞지만 고착화하는 것 같아 이점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도 2025년이 돼야 근원 인플레이션이 2%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될수록 고착화할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또한 파월 의장과 베일리 총재는 각국 노동시장의 안정이 견조한 경제의 원천이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의 원인이라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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