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we go, 군복 벗고 바이에른 유니폼으로'…2년전 중국에서 뛰던 김민재의 '인생대역전'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철기둥' 김민재(26·나폴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뮌헨에 전격 입단한다.
이적 협상이 마무리될 때 즈음 등장하는 이적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가 29일(한국시각), 트레이드마크인 'Here we go'(자, 가자)를 외쳤다. '히어 위 고'는 협상이 완료됐을 때만 등장하는 표현이다. 로마노는 "김민재가 바이에른의 오퍼를 받아들였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 5년"이라고 밝혔다.
지난시즌 말미부터 계속된 '김민재 사가'는 바이에른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애초 맨유행이 유력해 보였지만, 구단 인수건으로 인해 이적 업무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바이에른행이 급물살을 탔다. 독일 현지 매체에 의하면 바이에른은 넉넉한 계약기간과 1000만유로에 임박하는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7월1일부터 15일까지 유효한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할 용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김민재는 '레·바·뮌'(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뮌헨)에 입단하는 한국인으로 등극했다. 구단의 명성면에선 박지성이 활약하던 시절 맨유가 '레·바·뮌'에 버금갔지만, '레·바·뮌'은 축구팬 사이에서 유럽 축구 3대장으로 불리는 팀이다. 선수가 궁극적으로 이적하고 싶은 '끝판왕' 정도로 받아들여진다. 한국 축구팬들은 벌써부터 김민재의 '민'을 '뮌'으로 바꿔 '김뮌재'라고 부른다.
'레·바·뮌'에 데뷔한 최초의 한국인 타이틀은 '작은' 정우영(현 프라이부르크)이 보유했다. 바이에른 2군을 거쳐 2018년 11월 프로팀에 전격 데뷔했다. 하지만 주전급 선수가 '레·바·뮌'에 입단한 케이스는 김민재가 처음이다.
김민재의 포지션이 센터백이라는 것도 놀랍다. 지금까지 유럽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둔 선수는 공격수(차붐, 손흥민) 혹은 미드필더(박지성)였다. 굵직한 커리어를 쌓은 '쌍용' 기성용 이청용도 미드필더다. 간혹 풀백이 유럽 무대를 두드리곤 했지만, 김민재와 같이 명문구단에 입단하는 케이스는 없었다. 브렌트포드에 입단한 신예 센터백 김지수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첫번째 센터백일 정도다.
김민재는 아시아 마케팅을 넘어 순수한 실력으로 바이에른의 문을 열어젖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과 2년전인 2021년만 해도 베이징궈안 소속으로 중국 리그에서 뛰던 김민재는 페네르바체(튀르키예)와 나폴리(이탈리아)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근 2년만에 '빅 점프'했다. 지난시즌 나폴리의 33년만의 스쿠데토 우승을 이끌고, 개인적으론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상을 수상하며 빅클럽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김민재는 26세의 나이, 5000만유로(바이아웃 추정) 정도인 이적료, 공중볼 장악 능력 대인마크 전진 능력을 두루 갖춘 멀티 능력 등을 갖춘 '최적의 매물'로 평가받았다. 우승을 노리거나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맨시티 맨유 뉴캐슬 등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괜히 연결된 것이 아니다.
현재 논산에서 기초군사훈련 중인 김민재는 7월초 군복을 벗는대로 바이에른 유니폼으로 환복할 예정이다. 영입이 확정될 경우, 다음달 26일 일본에서 열리는 맨시티와 프리시즌 첫 경기를 통해 데뷔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 휴식 후 바로 일본으로 합류하는 게 휴식이 필요한 김민재에겐 최적의 시나리오다.
바이에른은 2012~2023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11시즌 연속 분데스리그를 제패한 '분데스리가 절대 1강'이다. 통산 분데스리가 우승 횟수는 33회이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6번 우승했다. 김민재가 '밥 먹듯이 우승하는 팀'으로 이적하는 것도 의미가 상당하다. 손흥민(토트넘)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재능을 지닌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지만, 아직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바이에른은 '독일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과도 인연이 깊다.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바이에른에서 선수로 뛰었고,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감독을 지냈다.
기존 수비수로는 네덜란드 국가대표 마타이스 데 리흐트, 프랑스 국가대표 다욧 우파메카노, 뱅자맹 파바르, 뤼카 에르난데스 등이 있다. 이중 에르난데스는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할 것이 유력하다. 바이에른은 김민재 영입에서 그치지 않고 잉글랜드 스트라이커이자 손흥민의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과 맨시티의 트레블을 이끈 라이트백 카일 워커 영입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도르트문트, 파리생제르맹, 첼시를 거친 '독일 명장' 토마스 투헬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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