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2금융권,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 축소하면 안 돼”
채무 상환유예 연착륙 준비도 주문
우리카드, 2000억원 규모 상생금융 방안 발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카드사 등 2금융권의 리스크 관리가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 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최근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연체율 상승 등으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소상공인 등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하게 축소되는 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라며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금융회사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합리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서민에 대한 자금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특히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은 중·저신용자가 주된 고객이므로 경기 침체기에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소상공인 간담회에는 이 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영세 카드가맹점주 5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권의 소상공인 지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현재 소상공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부터 시작된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필요한 대출을 새로 받기도, 기존의 대출을 갚아나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금융회사들이 ‘비 올 때 우산 뺏기’보다는 고객들을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인식하고 소상공인의 금융부담 경감과 재기 도모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채무 상환유예 연착륙을 위한 철처한 대비를 해달라는 것도 이 원장의 주문이다.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를 골자로 하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은 오는 9월 종료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돈을 빌린 사람(차주)의 상환계획서에 따라 최장 2028년 9월까지 분할상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착륙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이 원장은 “연착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금융회사들이 차주별 상환계획서를 현실성 있고 내실있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각 금융회사는 9월까지 차주별 1대 1 면담 등을 통해 실질적인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추가 지원이 필요한 차주에 대해서는 맞춤형 채무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등 채무 상환유예 연착륙을 위해 만전을 기해달라”라고 했다.
이 원장은 상생금융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이 원장은 “상생금융을 통한 동반성장 추구 또한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는 일시적인 관계가 아닌 함께 성장해야 할 관계이므로, 단기적인 이익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의 금융서비스가 중요하다”라며 “금융회사의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상생금융 전략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특화 금융상품을 개발해 비즈니스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은행·보험뿐만 아니라 카드, 금투 등 다른 업권에서도 다양한 상생금융 상품 개발에 노력해달라”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올해 처음으로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우수사례 공모를 실시해 은행 5개, 보험 2개 등 총 7개 상품을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이날 간담회와 함께 진행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굿네이버스 후원금 전달식에서 우리카드는 영세 카드가맹점‧취약계층을 위한 총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상생금융 방안에는 소상공인 등 저소득층 대상 신규대출(800억원),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이용대금 캐시백(100억원), 연체차주 저리 대환대출‧채무감면(1300억원), 가맹점주 대상 상권분석‧마케팅 서비스 제공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우리카드가 상생금융 패키지에 영세 가맹점‧저소득층 대상 신규자금 지원을 포함한 것은 매우 의미 있고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또한, 카드 가맹점 상권분석, 마케팅 지원방안은 양질의 카드거래 정보를 보유한 카드사의 장점을 살리면서 고객의 장기적인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시도로써 매우 의미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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