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일 용인시장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100년 앞을 본다"
하루 보고만 30여건...김밥·햄버거로 식사 때우며 24시간이 모자라는 행보
국회의원·주요 당직자 경험의 두터운 인맥...국·도비 확보 직접 뛰어
[용인=뉴시스] 이준구 기자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라다.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며 이동한다. 사무실에서도 보고만 하루 30건이 넘어 김밥과 샌드위치로 저녁을 해결하기 일쑤다.
그의 지난 1년은 그동안의 10년치 이상의 성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들조차 '삼성의 40년에 이병철이 있었다면 용인의 미래 40년에는 이상일이 있다'고 할 정도다. 처인구 이동·남사읍 지역이 용인 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깜짝 선정된 걸 보고 하는 말이다.
취임 1주년을 맞아 28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시장은 "시장이 되고 나서 어느덧 1년.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이 시장에게 거는 기대가 더 크다는 걸 실감한다. 그만큼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중압감은 더 커지고 있다"며 "하나하나의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면서 시민과 공직자들의 칭찬에 겸손한 마음으로 '용인 르네상스'를 이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1년의 소회를 밝혀달라.
"제19대 국회의원의 임기를 마치고 용인에서 오랫동안 당협위원장을 맡아 현안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아시다시피 용인시 면적은 서울에서 여의도만큼만 빠진 591.22㎢로 광활한 땅을 갖고 있다. 110만 명의 인구는 경기도 3위, 전국 10위다. 도시와 농촌이 병존한 용인의 미래를 늘 고민해온 결과 취임 과제로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를 이미 생각했다. 정중동(靜中動)하면서 추진해왔던 '용인 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이 가장 큰 성과였다. 삼성과 SK라는 두 개의 세계적 반도체 거대 기업이 용인에 둥지를 튼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벅찬 일이었다고 자부한다."
-자치단체장으로서의 광폭 행보가 관심인데.
"국회의원과 주요 당직자로서 지내온 것이 두터운 인적 자산을 만든 계기다. 용인 발전을 위해서는 직원들을 시키지 않고, 직접 뛰겠다고 했다. 경기도나 수원시 등 다른 지자체는 서울사무소를 설치하고 있지만 용인은 서울사무소를 두고 있지 않다. 1년 간 직접 만난 국회의원과 장·차관, 중앙부처 국장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 선정과 각종 국도비 확보가 모두 발로 뛴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지속된 현안들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데.
"20년 가까이 장기간 표류했던 역삼지구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잡혔다. 아파트를 다 지어놓고도 입주를 못하던 삼가2지구 민간임대주택 진출입로 문제도 해법을 찾았다. 시장이 되기 전부터 방송에 대대적으로 현장보도를 한 내용들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입주예정자와 조합원 등 시민들의 입장에서 관계 공무원과 머리를 맞댔다. 16년 간의 숙제였던 기흥구 보라동 지방도 315호선을 경부고속도로를 관통하는 지하로 연결하는 문제도 최근 LH·도로공사와 함께 협약을 했다. 경기용인플랫폼시티의 개발이익을 온전히 용인시에 재투자하기로 한 것도 시 공직자들과 집요하게 매달렸기 때문이다.
-앞으로 추진할 일도 많을 텐데.
"지난달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찾아가 용인 에코타운 조성과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비 등 6개 사업에 필요한 378억8000만원을 내년도 국비 예산으로 책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동·남사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지정으로 국지도 82호선의 확장도 불가피해졌다. 토지보상비 증가로 도로 건설비용이 크게 늘어나 정부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화성시에서 용인(남사·이동·원삼·백암)을 거쳐 중부고속도로 안성지역을 잇는 반도체고속도로의 조속한 건설도 있다. 또 국지도 57호선(원삼~마평)과 국지도 82호선 등의 확장사업에 중앙정부와 예산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숱한 과제들이 있지만 하나하나 해결토록 하겠다."
-용인의 미래를 그려본다면.
"김동연 경기지사도 경기도를 기회의 땅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용인은 앞으로 더욱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언론에서 표현하기를 경기도에서도 용화평(용인 화성 평택)을 주목한다. 다들 반도체 공장이 있는 도시다. 두 곳의 반도체클러스터를 품게 될 용인은 그중에서도 더욱 기회의 땅이다. 반도체 생산라인 1개를 건설하면 약 128조원의 생산 효과가 유발되고, 47조원의 부가가치와 37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고 한다. 150여 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입주한다. 수지·기흥에 비해 낙후됐다는 농촌지역 처인구는 아마도 10년 후면 상전벽해처럼 다른 도시가 돼 있을 것이다. 나아가 용인은 가장 살고 싶은 도시, 세계적으로 이름 꼽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행정서비스의 질은 공무원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동안 자주 소통해보니 용인시 공직자들은 모두가 우수하다. 언제든지 시민의 공복인 공직자와 저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달라. 지난해 7월 취임 직후부터 38개 읍·면·동을 돌아보면서 시민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132건의 시민생활 밀착형 사업도 채택했다. 용인시는 110만 시민이 주인이다. 이제 공직자들과 함께 시민이 원하는 것, 필요한 것, 또 빠뜨린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봉사자가 되겠다. 보고만 하루 30건 이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ale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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