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보다 빠른 국산 전투기 KF-21···2041년엔 6세대 유무인 전투기로 ‘변신’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KF-21은 4.5세대 한국형 전투기로 별칭은 ‘베이비 랩터’
최대 속도가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에 달해
한국이 주도적 개발한 KF-21의 국산화율은 65%(전투기 부품기준)
2041년 이후 완전한 스텔스 능력·AI 기반 6세대 유무인 전투기 ‘변신’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마지막 시제기(試製機)인 6호기가 28일 오후 첫 비행에 성공했다.이로써 지난해 7월 KF-21 1호기가 첫 비행에 성공한 이래 시제기 6대 모두 첫 비행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KF-21의 성공적 비행은 우리나라가 러시아와 미국,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독일·영국·스페인·이탈리아), 일본, 중국, 프랑스와 어깨를 견주는 ‘초음속 전투기 개발 8개국’ 대열에 올라서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KF-21은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KF-X 사업의 결실이다. 2001년 3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 선언과 함께 추진된 사업으로 초기 목표는 2015년 내로 KF-X 1호기를 양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업 타당성을 놓고 관계 부처 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시행착오를 겪으며 처음의 계획이 수정됐다.
사업이 본격화된 시점은 2010년 말이다. 그해 12월 예산이 확정되고, 이듬해부터 2012년까지 2년간 탐색개발 → 2015~2026년 체계개발(블록Ⅰ) → 2026~2028년 추가 무장 시험(블록Ⅱ) 등의 로드맵이 확정됐다.
‘블록’은 전투기의 발전 버전을 의미한다. 보통 블록은 엔진이나 항공전자 장비, 혹은 무장통합 능력 등을 개조하는 것을 기준으로 블록의 숫자를 매긴다. ‘탐색개발’은 무기 체계의 핵심 부분에 대한 기술을 개발(기술 검증을 위한 시제품 제작을 포함한다)하고, 기술의 완성도 및 적용 가능성을 확인해 체계개발단계로 진행할 수 있는 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체계개발’은 무기 체계를 설계하고, 그에 따른 시제품을 생산하여 시험 평가를 거쳐 양산에 필요한 국방규격을 완성하는 단계다.
방위사업청이 제시한 KF-X 사업 로드맵에 따르면 KF-21은 블록Ⅰ단계의 결과물이다. 2028년까지 블록Ⅱ를 마무리하고 2032년 내로 120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KF-21의 개발에는 국방과학연구소를 필두로 한 150여 기관이 사업에 참여했다. 실물모형 형상 변경만 9회, 도면은 1만 3,700장, 22만 여개의 표준부품, 7,000여개의 구조물, 1,200 여개의 배관, 550개의 전자장비와 기계장치, 250개의 전기배선 다발이 들어갔다. KAI 직원 5000명 중 KF-21의 연구개발에 참여한 인원도 1,800여명에 달한다.
재미있는 대목은 KF-X 사업 양산 1호기, 즉 KF-21 ‘보라매’는 국산화율 65퍼센트를 자랑하는 한국형 전투기다. ‘한국형’은 ‘한국이 주도한’이라는 의미로 ‘한국이 주도해 개발한 전투기’를 뜻하는 것이다. KF-21의 ‘국산화율 65퍼센트’는 전투기 부품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즉, 실전용 전투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절반 이상을 국내 연구진과 기술진이 개발한 셈이다.
KF-21의 공식 명칭은 ‘보라매로 보통 언론에서는 ‘베이비 랩터’라 쓴다. 이는 전투기의 세대 구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2022년 현재 최신형 전투기는 5세대에 속하고, 우리의 보라매는 바로 그 아래 버전이다. 이러한 ‘세대’ 구분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부터 쓰이기 시작한 전투기 분류 기법이다. 1세대는 소련 미그-15 및 미그-17과 미국 F-86 세이버 등이 있다. 2세대는 미국 F-104, F-105, F-106과 프랑스 미라지3, 스웨덴 사브드라켄, 소련 미그-19 및 미그-21 등이 여기에 속한다. 3세대는 미국 F-4 및 F-5와 소련 미그-23, 미그-25, 수호이-15, 프랑스 미라지 F1 및 슈퍼 에텡데르 등이다. 4세대는 미국 F-14, F-15, F-16, F-18과 러시아 미그-29, 미그-31, 수호이-27, 영국 토네이도, 프랑스 미라지 2000, 스웨덴 사브비겐 등이다. 4.5세대는 미국 F-18E/F과 프랑스 라팔, 유럽 유로파이터, 한국 KF-21 보라매 등이 속한다. 5세대는 미국 F-22 및 F-35 등으로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스텔스 형상을 갖추면서 고기동이 가능한 전투기다.
5세대 대표 전투기인 F-22의 이름이 바로 ‘랩터(Raptor)’다. 그래서 4.5세대 한국형 전투기의 별칭이 ‘베이비 랩터’로 불린다. KF-21은 5세대 랩터의 일부 스텔스기 성능을 탑재했고, ‘전투기의 눈’으로 일컬어지는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능동형 위상 배열) 레이더를 갖추고 있다. KF-21의 AESA 레이더는 해외로부터의 기술 이전 없이 국내 기술력으로 완성한 결과물이다.
KF-21은 최대 속도가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에 달한다.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통합 전자전 체계(EW Suite) 등 국산 최첨단 장비를 갖췄다. 영국산 미티어와 독일산 AIM-2000 미사일 등 공대공 무장과 미국산 GBU-12, 국산 MK-82와 KGGB는 물론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 등 공대지 무장을 장착하게 된다. 미티어와 AIM-2000 시험탄을 KF-21 기체에서 분리하는 시험은 이미 완료됐다.
28일 KF-21 시제 6호기가 경남 사천 제3훈련비행단에서 오후 3시 49분 이륙해 33분 동안 비행했다. 조종사 2명이 앉는 복좌기인 6호기 앞좌석에는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이철수 소령이, 뒷좌석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휘석 수석조종사가 탑승했다.
KF-21 시제기는 조종사가 1명인 단좌기(1·2·3·5호기)와 2명인 복좌기(4·6호기)로 제작됐으며, 앞서 1∼5호기 모두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정부는 이들 시제기 6대를 활용해 성능 검증을 이어갈 예정으로, 조종 안정성과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비롯한 전자기기의 성능 검증, 무장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6호기는 단좌형과의 형상 차이가 비행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한다.
정부는 KF-21이 지난달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음에 따라 내년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다. 성능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없으면 2026년 '최종 전투용 적합' 판정을 거쳐 같은 해 하반기부터 공군에 인도할 계획이다. 공군은 2026∼2028년 첫 양산품 40대에 이어 2032년까지 추가 80대 등 총 120대를 배치해 노후 전투기 F-4, F-5를 대체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여정은 1800여 회 추가 시험 비행을 통해 여러 환경에서의 전투기 특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공중 급유와 외부 연료탱크 분리, 공대공 무장 발사 시험 등의 계획도 잡혀있다. 오는 2026년까지 공대공 무장 능력을, 2028년까지는 공대지(空對地) 무장 능력을 갖추는 2단계 개발 계획을 통해 개발이 완료된다. 아울러 스텔스기의 중요성과 무인기를 활용하는 유무인 복합 체계(멈티)의 등장, AI(인공지능)를 활용하는 6세대 전투기 개발 추세 등을 감안해 2040년대까지 단계적으로 KF-21 성능을 개량하는 계획도 추진한다.
무엇보다 KF-21은 2040년까지 무인 편대기 등과 합동 작전을 하는 유무인 복합 전투 비행 체계 능력 등을 확보해 2041년 이후엔 완전한 스텔스 능력과 국산 엔진을 갖춘 AI 기반 6세대 유무인 전투기로의 ‘변신’을 꾀하게 된다. 여기에 군 당국이 검토 중인 한국형 항모에 탑재할 KF-21N 함재기형, 전자전 능력을 갖춘 전자 전기형 등 다양한 파생형 개발도 추진 중이다. 군 소식통은 “국방부에서 항모와 관련된 추가 정책 연구를 진행 중으로 KF-21 함재기형 등 파생형 개발 계획은 관련 소요와 사업 추진 정책 등이 먼저 결정된 뒤 검토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는 연체 분담금 납부 계획을 아직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개발비 8조8000억원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을 2026년까지 부담하고, 대신 비행 시제기 1대(5호기)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019년 1월까지 2272억원만 납부한 뒤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4년 가까이 분담금을 내지 않다가 지난해 11월 94억원, 올해 2월 약 417억원만 추가 납부했다. 당초 계획과 비교해 8000억원 안팎을 연체 중이다.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우 권상우 짝사랑하던 '역도 소녀' 문체부 차관된다
- '연차 다 쓰고 무급휴가 쓴단 신입…사유 물으면 꼰대인가요?'
- '밤새 설사' 환불 요청 후 잠적…'신종 영수증 거지' 등장에 사장님들 '눈물'
- 폭염 속 카트 정리 30대, 마트 주차장서 숨져…'4만보 걸었다'
- 배달비 아끼려고 직접 매장 갔더니…'포장비 2500원입니다'
- [르포] 진단서 처방까지 단 30분…48시간 집중케어로 뇌졸중 후유장애 위험 '뚝'
- 상가 주차장 막고 잠적한 차주, 일주일 만에 나타나 꺼낸 말
- 정유정 7월14일 진짜 얼굴 드러낼까…국민참여 재판 신청도 관심
- ‘황의조 폭로女’ 저격 문성호 “관계정립 않은 男과 왜 성관계 했나”
- 논란만 남기고 제니 데뷔작 '디 아이돌' 결국 조기 종영 '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