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중독, 동네의원에서 조기 개입치료 받는다…서울시, 의료계·검찰과 협약
A씨는 중학교 때부터 해오던 운동을 부상으로 중단하고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서 힘든 상황이 겹쳤을 때 처음 대마초를 접했다. 우울감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과 호기심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합성 대마와 케타민까지 하게 됐다. 현재 약물중독 치료회복 시설인 한국 다르크(DARC) 입소해 있다.
서울시는 최근 마약류 사용이 일반 시민으로 확산되면서 만성 중독자 중심의 치료를 중독치료가 필요한 보편적 인구집단으로 확대하는 체계로 전환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이날 한국중독정신의학회·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협약을 체결했다. 의료계는 민간 정신의료기관의 마약류 중독치료 전문성을 위한 교육과 진료지침 등의 개발하고, 검찰은 치료 의뢰를 확대하고 대상자의 성실한 치료 참여를 보장한다.
그동안 마약류 투약 재범 등 범죄취약집단을 대상으로 격리 위주의 치료를 해왔다면 일상에서 일반 시민들이 마약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2021년 마약류 사용자 540명을 조사한 결과(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를 보면 월수입 200만원 이상인 경우도 34.1%나 됐다. 경제·직업적 환경에 상관없이 마약을 경험하는 비중이 급증한 셈이다. 특히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여러 마약을 접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마약류 중독은 조기 치료 개입이 중요하다. 치료 문턱을 낮추는 외래진료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진묵 다르크 마약류 중독치료센터장은 “마약 중독은 뇌 질환”이라며 “법적 처벌을 받으면 끊을 것이라는 생각은 중독자에게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약 중독자가 치료되지 않으면 대부분 다시 마약상이 된다”며 “치료가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기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호기심이나 마약범죄 피해 등으로 마약을 접한 시민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민간 정신의료기관이 참여하는 지역 기반의 마약류 중독 외래치료체계 구축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민간 정신의료기관 10곳을 공모로 선정해 단순투약자·초범 등을 대상으로 마약류 사용자 외래진료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호기심이나 상황적 요인으로 마약류를 접한 시민들이 동네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조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외래치료체계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앞으로 의료계, 검찰과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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