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업계 “노란봉투법 완성차 발전에 큰 위기…국회 심의 중단해달라”

30일 ‘노란봉투법 처리’ 강행 앞서
자동차산업협회 포럼서 우려 표해
“미래 모빌리티·전동화 속 악재로”

강남훈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29일 열린 포럼현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미래차 주도권 확보 경쟁이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은 악재가 될 것이다.” (강남훈 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야권이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처리를 시사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가 법안 통과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될 경우 산업현장에서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훈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29일 열린 자동차산업연합회(KAIA) 포럼에서 “정치권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노란봉투법의 심의를 중단해 주길 바란다”면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도급업체 사용자와 하도급업체 근로자 간 단체교섭을 강제해 노동시장의 혼란을 야기하는 한편,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란봉투법은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법안”이라면서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노사관계 질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등 사안에 대한 조속한 입법을 추진해달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의 발언에는 자동차 노사 간 갈등에 대한 걱정이 담겨 있다. 자동차 업계는 통상 강성노조로 분류되는 금속노조 소속 조합이 다수 포진돼 있다. 노사 갈등 과정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사용자 측은 노동계의 쟁의행위를 제한할 수단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정 한국외대 교수가 29일 노란봉투법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노란봉투법은 파업을 벌인 노동조합과 개별 조합원들에게 기업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노조가 원청업체를 상대로 교섭과 쟁의행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포럼을 찾은 법학계도 노란봉투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용자의 범위를 하청노동자까지 확장하면 현재 노동법과 관련해 미해결 쟁점으로 남아있는 문제들로 노동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면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사용자 측에 일방적으로 손해를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대규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노란봉투법은 위법 쟁의행위가 발생했을 때, 공동의 부진정연대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이는 민법 760조에 담겨있는 우리 법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김영문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의 주재로 이승길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용문 덴톤스리 변호사,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 본부장이 노란봉투법을 주제로 통과 후 문제점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