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주가조작 의혹①] 라덕연 시세조종과 닮은꼴

김경택 기자 2023. 6. 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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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조작 논란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 공매도를 통한 시세조종 의혹이 새롭게 일고 있다.

앞서 불거진 라덕연 일당과 온라인 주식정보 카페 운영진이 통정매매를 활용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최근 일부 세력은 공매도로 주가를 하락시켜 부당 이득을 거두는 방식의 보다 '진화한 기법'의 주가 조작을 자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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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증권사 창구서 공매도 물량 집중...소액 주주들 "시세조종 의혹" 제기
공매도도 시세조종 대상 될까...기간·익명성 활용은 라덕연 방식과 비슷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주가 조작 논란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 공매도를 통한 시세조종 의혹이 새롭게 일고 있다. 앞서 불거진 라덕연 일당과 온라인 주식정보 카페 운영진이 통정매매를 활용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최근 일부 세력은 공매도로 주가를 하락시켜 부당 이득을 거두는 방식의 보다 '진화한 기법'의 주가 조작을 자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등장한 것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LB그룹 주주연대 '주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HLB와 HLB생명과학에 공매도를 이용한 시세 조종이 의심된다며 조사 민원을 접수했다. 이들은 특정 기관과 외국인 등이 장기간 공매도를 활용해 주가를 떨어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공매도 거래가 집중되고 있는 JP모건 코리아에 일부 공매도 펀드 운용자의 시세 조종 일탈 행위가 없었는지 감사해달라고 내용증명을 보냈다.

주주연대는 일부 공매도 세력이 인위적으로 HLB와 HLB생명과학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방식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주가가 오를 만하면 공매도가 늘기 시작하면서 하락세로 전환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HLB와 HLB생명과학은 수년째 주가가 우상향하지 못하고 박스권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NDA(신약허가승인) 신청 호재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주들의 주장은 일부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공매도 추이를 살펴보면 HLB의 주가는 공매도 거래가 집중되기 전날인 지난 5일 장중 고가 3만9450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15일까지 7거래일 동안 단 하루도 상승하지 못했다. 이 기간 HLB의 공매도 비중은 최저 15%에서 최고 27%까지 크게 치솟았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150 구성 종목의 공매도 비율(7~8%)의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주가가 전고점 돌파를 앞두자 공매도 세력이 수익 보전 및 손실을 막기 위해 주가 찍어누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HLB의 주가는 이후 지난 16일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당일 공매도 비중 역시 26%에 달했고 이후에도 최대 31%를 웃도는 공매도 물량에 밀려 5거래일 연속 내리막 걸음을 걷고 있다. HLB생명과학의 주가 역시 지난 5일을 기점으로 공매도 물량이 대거 집중되면서 전날까지 단 1거래일 만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공매도 거래 비중이 전체의 45%에 육박하기도 했다.

특히 주주들은 공매도가 외국계 증권사인 M사와 J사, 국내 증권사인 S사 등 특정 증권사 3곳에서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라덕연 세력이 통정매매, 물량소진 등의 수법으로 주가를 부양했다면, 현재 공매도 시세 조종으로 의심되는 세력은 증권사 3곳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특정 종목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세력은 공매도 뿐만 아니라 통정매매, 장중 매수 호가를 저가로 내 매도세를 유인하는 행위, 장 시작과 마감 동시호가에 대량 수량으로 개입해 주가를 낮추는 행위 등도 벌이고 있다고 주주연대 측은 주장했다.

주주연대 측은 "증권사 3곳의 공매도 행태는 통정매매의 양태를 보임은 물론, 업틱룰 위반도 다반사"라면서 "날마다 공매도로 주가를 하락시키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합법적 공매도가 아니다. 이는 공매도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무너뜨리고 주가를 하락시켜 이익을 보려는 시세 조종 주가 조작"이라고 꼬집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라덕연 사태의 경우 CFD 계좌의 `익명성'을 활용해 여러 세력이 장기간의 주가조작이 가능했다"며 "공매도 역시 공매도의 주체가 표시되지 않는다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하면 똑같은 방식의 시세조종이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때 이익이 발생한다. 먼저 주식을 파는 행위이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팔고 낮은 가격에 상환하면 이득이 생기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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