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상하이]中, 5G 기술 도입 넘어 ‘규모복제’ 단계로... 산업 확산 가속
5세대(5G) 이동통신이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주역으로 안착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혁신과 발전을 가속화하는 기반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개최된 'MWC23 상하이'는 5G를 활용해 사회·문화 전반에 거대한 변혁을 시도하는 중국 산업계 동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2019년 5G가 첫 상용화될 당시와 비교하면 미래 기술에 대한 신선함은 다소 떨어졌지만 보다 현실적인 기술 응용 사례와 보급·확산을 위한 현장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일상 파고든 5G, 양적 확산 본격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3대 통신사는 중국 전역에 구축한 5G 인프라 현황과 5G를 활용한 스마트공장, 도로교통망, 항만, 전력 등 도입 사례를 선보였다. 5G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첫 돌파구를 마련한데 이어 본격적인 양적 확산이 이뤄지는 규모복제 단계에 진입했다는 자신감이다.
중국 1위 이통사 차이나모바일 전시부스는 5G 사설망을 활용한 기업용 솔루션과 컴퓨팅 성능 향상과 연계된 네트워크 기술 시연이 주를 이뤘다. 일반 소비자를 위한 5G 영상통화와 비대면 노인 간병, 5G 기반 실시간 증강현실(AR) 등 서비스 제품군 또한 눈길을 끌었다. 양자보안 기술을 적용한 'Q웨이브'도 소개됐다.
차이나모바일이 중국 전역에 구축한 5G 기지국은 162만개 이상이다. 5G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수는 6억9800만명에 이른다. 5G 산업 적용 사례는 2만3000건을 넘어섰다.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 역시 중국 각지에 5G 공동망 구축에 협력하며 커버리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MWC23 상하이 개막식에 참석한 중국 산업정보기술부와 인터넷정보판공실 장관급 인사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기술 패러다임 전환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농어촌과 격오지 5G 배치 속도를 높일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전시장 가장 앞 쪽에 마련된 차이나유니콤 부스에서는 대형 화면을 통해 통신망 구축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이 붉은 중국 공산당 깃발을 들고 경례를 하는 영상이 반복적으로 재생됐다.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류리훙 차이나유니콤 회장은 “900MHz 저주파 기반 네트워크 개발을 가속화하고 도시 바깥 외딴 지역에서 5G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보를 위해 5G 공동망 구축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빠진 장비 공급망, 자국 기업 부각
MWC23 상하이에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주요한 축을 담당하는 에릭슨과 노키아, 삼성전자가 불참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된 이후 중국 시장을 상대로 한 영업에 제약이 커지고 자국 기업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행사 참가를 통해 얻는 실익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계 장비 기업의 빈 자리는 대규모 부스를 꾸린 화웨이와 ZTE 그리고 중국 내 협력사 등으로 채워졌다. 통신 관련 칩셋과 모듈, 안테나 등 핵심 부품 공급망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자국 기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다만 상당수 전시부스가 영문 안내조차 없이 중국어로만 소개가 이뤄지고 자료를 준비해두는 등 국제 행사라기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지능적 세상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전시부스를 꾸린 화웨이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5G 통신장비와 5G 지능형 코어 네트워크, 사설망, 기업용 디지털전환 솔루션 등을 소개하고 관련 도입 사례를 소개했다. 5.5G를 지원하는 종단간 상용 제품에 대한 내년 출시 계획도 발표했다.
ZTE는 제조업 분야 스마트공장 구축에 최적화된 솔루션과 시나리오 맞춤형 모듈식 데이터 센터 등을 선보였다. 기업용으로 설계된 디지털 플랫폼 'ZTE 디지털 네뷸라'는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한 수자원 관리와 도시 인프라 운영, 저탄소 산업단지, 스마트 항구 등을 지원한다. 높은 대역폭과 낮은 지연 속도를 갖춘 고부가 광통신 솔루션 론칭도 이뤄졌다.
◇'디지털 상하이' 5G 비전 뽐내
올해 첫 선을 보이는 디지털 상하이 존은 총 5개 전시홀 가운데 한개 홀을 통째로 활용해 전시가 이뤄졌다. 올해말까지 5G 기지국 7만7000여개가 배치되는 상하이는 차이나모바일 등과 협력해 의료, 교육, 노인 돌봄, 문화관광, 교통 등에 5G 기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다양한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 상하이시 구조당국에서 운영 중인 일부 구급차는 5G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하고 스마트 지원 기능을 제공한다. 푸단대 병원 등도 5G 기반 스마트 의료 체계를 도입했다. 중장기 계획으로 상하이 관내에 스마트 요양원 30곳도 추가로 건립할 방침이다.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중장비를 원격으로 실시간 운행하는 사례와 상하이 항만 내 무인으로 운영되는 완전자동화 대형 물류 시스템 소개도 이뤄졌다.
리정 상하이시 부시장은 “상하시는 지난 수년간 투자를 통해 디지털이 완벽하게 뿌리를 내렸다”며 “시스템을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상하이)=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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