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보합' 예상 우세…"하락 답변 급감"

이윤화 2023. 6. 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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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하락응답 비중 큰폭 감소, 보합 방향 선회
전세 역전세 이슈로 하락, 월세 전망 상승 무게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이 상반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락 장세 예상이 강했지만 상당 수가 보합세를 예상했다. 다만 여전히 상승 전망은 많지 않았다.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10명 중 4명이 ‘보합’ 예상

부동산R114가 이달 9일~23일 15일간 전국 2073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4명이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상반기 조사에서는 하락 응답이 65%로 압도적이었고, 2008년부터 16년 동안 조사를 진행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락 응답이 보합 쪽으로 다수 이동했다고 해석된다. 반면 여전히 상승 응답은 24% 수준에 불과해 직전 조사와 마찬가지로 하락 응답(35%) 대비로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설문 조사부터는 월세 전망에 대한 응답을 추가했다.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의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볼 정도로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설문 결과 전세 가격 전망은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하락(32.71%) 전망이 상승(26.77%) 보다 우세하게 나타난 반면 월세 가격 전망에서는 상승 전망이 42.45% 비중을 차지해 하락 전망(12.83%) 대비 3배 이상 응답자가 많았다.

최근 시장 트렌드처럼 전세에서 월세로의 구조 변환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임대차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에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결과다. 다만 임대차 시장에서도 보합 의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최근 들어 다양한 지표가 혼재된 주택 시장 분위기가 소비자 설문에서도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

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선택한 경우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44.40%)’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임박했기 때문으로, 한국은행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는 약 102만 가구로 과거 대비 물량이 2배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그 다음으로는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17.85%) △2020~2021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0.47%) △인천 등 일부지역 입주물량 증가(9.44%) 등이 전세가격 하락에 대한 이유로 선택됐다.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응답한 555명 중 33.15%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부담감과 높은 금리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려 가격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 다음으로는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공급 부족(22.70%)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12.97%)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12.79%) △월세가격 오름세에 전세가 상승 압력(11.53%) 등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 하락 이유는 ‘경기침체 가능성’…경기여건 민감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2명 중 1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하락의 주된 이유로 선택했다. 연초 이후 경제성장률 전망의 지속적인 하향 조정과 수출 부진 등으로 과거보다 경기 침체 우려감이 높은 상황이다. 그 다음 하락 요인으로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10.91%)’ 응답이 높았지만, 직전 조사에서 30.81% 비중을 나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금리 동결 지속에 다소나마 안도하는 모양새다. 그 외 하락 요인으로는 △이자 및 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8.56%) △하반기 역전세 이슈 심화(8.15%)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자는 ‘핵심 지역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5.10%)’,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23.47%)’ 등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이 상승 흐름으로 돌아선 가운데 강남3구와 용산 등 고가지역이 상승세를 이끄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급격한 가격 조정을 이끌었던 금리 변수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그 다음으로는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16.73%)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10.41%) △정부 규제 완화 전망(8.57%) 등을 선택했다.

한편, 응답자 10명 중 4명은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23.44%)’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18.28%)’ 등을 2023년 하반기 핵심 변수로 선택했다. 다만 직전 조사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응답이 1위를 기록했던 점에 비춰보면 다가올 하반기에는 소비자가 금리 이슈 보다 경기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 외 하반기 주요 변수로는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16.69%) △전월세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12.59%)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10.27%)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6.85%) △PF 부실 및 금융권 연체율 상승 가능성(6.75%) 등을 선택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PF 부실 문제와 연체율 등에 대한 응답이 금번 설문조사에서 새롭게 등장했는데, 최근 건설사와 금융권 등에서 하반기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만큼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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