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틈 파고든 中시진핑 다보스 외교…4개국 연쇄 회담
'디커플링' 반대 메시지 지속 발신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시진핑 중국 주석이 톈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을 계기로 정상외교에 속도를 냈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보란듯이 전통적인 우방 국가와 밀착 행보를 보였다.
29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지난 27일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 팜민찐 베트남 총리, 롭상남스라이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 와 연쇄 회담했다.
이 가운데 뉴질랜드는 미국 주도의 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아이즈'의 일원이며,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을 벌이는 동시에 미중 갈등의 고조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는 대표적 국가 중 하나다.
시 주석은 이들 국가와 경제 분야의 협력 강화를 거론하며 관계 강화를 시도했다. 미국의 대중국 공급망 배제 정책인 '디커플링'에 대한 반대 표시로도 해석된다.
우선 시 주석은 힙킨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2014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후 10년간 중국과 뉴질랜드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지속 발전해왔다"며 "중국이 강조하는 자립자강은 절대 폐관쇄국이 아니라 국내와 글로벌 시장간 더 나은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위협이 아닌 기회로 여기고 중국과 뉴질랜드 관계 발전 기반을 공고하게 해야 한다"며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고 자국 내 상대국 기업의 투자 촉진 등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며 교육, 문화, 관광 및 민간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자"고 했다.
이에 힙킨스 총리는 "중국과의 더 많은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중국과의 새로운 단계의 관계를 추진하기를 희망해 대규모 경제 무역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했다"며 "경제무역, 교육, 과학기술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 확대 심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힙킨스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뉴질랜드는 '중국-뉴질랜드 전면적 전략동반자관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고 다자간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무역 시스템과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세계 경제를 지키고 글로벌 공급망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사회주의 국가라는 공통 인식 하에 미국 주도의 '디커플링'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베트남을 주변 외교의 우선순위 및 전략적 운명 공동체로 보고 있고, 이는 양국 관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디커플링'에 반대하고 경제와 과학 기술 문제를 범정치화해 국제 질서를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와 회담에서 "중국과 몽골은 모두 발전중인 국가로 국제 및 지역에서 광범위한 공동 이익과 유사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몽골의 경우 중국과 러시아에 사이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최근들어 지정학적 중요도가 강조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어응에르덴 총리는 "몽골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대만, 티베트, 신장 등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중국과 상호 존중 아래 고품질의 일대일로를 건설하고 철도, 항만 등 연결 및 경제, 무역, 투자, 에너지, 친환경, 반부패 등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시 주석은 미국의 '앞마당' 바베이도스의 모틀리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지난 100년간 보지 못한 세계의 중대한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냉전적 사고와 진영간 대결을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모틀리 총리는 "바베이도스는 기후변화, 수자원, 디지털전환, 의료 등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다자주의를 지지하고 디커플링을 반대하며 중국과의 관계 발전 촉진을 바란다"고 답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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