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초청장 받아든 伊 멜로니, 中 '일대일로' 탈퇴 시사

김태훈 2023. 6. 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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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처음으로 방미 초청장을 받아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멜로니 총리는 2022년 10월 취임 후 G7이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긴 했으나 아직 미국이나 백악관을 방문한 적은 없다.

이를 두고 일대일로 탈퇴 문제에서 미국에 양보한 멜로니 총리한테 바이든 대통령이 선물을 안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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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안 해도 中과 잘 지낼 수 있어"
7월 백악관에서 바이든과 정상회담 예정

취임 후 처음으로 방미 초청장을 받아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 전에 이 문제를 확실히 정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그간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에 반대해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의회 상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마=EPA연합뉴스
29일 외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의회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대일로에 관해) 진행 중인 평가가 있다”며 “이 이슈는 신중하고 정중하게 다뤄져야 하고, 의회도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2019년 3월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다. 당시 이탈리아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콘테 총리가 에너지·항만·항공우주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다. 이탈리아는 오는 12월 22일 일대일로 사업 참여 연장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그때까지 중국에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사업 참여 기간이 5년간 자동 연장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왔다. 주요7개국(G7) 가운데 일대일로에 참여한 국가는 이탈리아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태평양 전략을 앞세워 중국과 대립하는 미국의 반대가 거셌다. 5월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때에도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사업 탈퇴가 심도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 정상회담 전에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발리=신화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멜로니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명목은 얼마 전 러시아에서 일어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일으킨 무장반란 사태에 관한 평가 및 의견 교환이었으나, 일대일로 문제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한테 “7월 중 백악관에서 직접 만나자”고 공식 요청했다. 멜로니 총리는 2022년 10월 취임 후 G7이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긴 했으나 아직 미국이나 백악관을 방문한 적은 없다. 이를 두고 일대일로 탈퇴 문제에서 미국에 양보한 멜로니 총리한테 바이든 대통령이 선물을 안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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