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만 전하던 사찰 ‘경주 미탄사지’ 현장 확인…30일 공개설명회

역사 기록으로만 전할 뿐 실제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던 신라 사찰 ‘경주 미탄사지’의 위치와 삼층석탑의 존재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청은 경주시와 함께 30일(금) 오후 2시 경북 경주시 구황동 발굴조사 현장에서 지금까지의 발굴 성과를 공개하는 설명회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미탄사는 2014년 문화재청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 사업에서 ‘미탄(味呑)’이라 적힌 기와가 출토되면서 삼층석탑과 함께 위치가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청이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에 미탄사가 차지했던 영역과 배치가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삼국유사> 신라시조 혁거세왕 편에 ‘최치원은 본피부 사람이다. 지금 황룡사 남쪽에 있는 미탄사의 남쪽에 옛 터가 있다. 이것이 최후(崔候)의 옛집이 분명하다.’라는 기록에서 미탄사의 존재가 보입니다.

미탄사는 8세기 후반 황룡사지 남쪽 신라방 내 가옥에서 사찰로 전환돼 13세기까지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역은 신라왕경 안에 세로 약 160m, 가로 약 75m, 면적 1만 2,000㎡로, 삼층석탑과 금당지를 비롯한 여러 부속 건물과 정원 안에 있는 연못을 가리키는 원지(園池), 담장, 우물, 배수로 등이 갖춰졌습니다.

사찰 영역은 삼층석탑과 금당으로 구성된 예불 공간, 승려들이 거주하는 승방과 부속 건물 등으로 구성된 생활공간, 그리고 원지 일원의 후원공간으로 나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금당이 탑의 중심축선에서 벗어나 있어 전형적인 신라왕경 사찰과는 다른 형태의 배치를 보여줍니다. 이는 8세기 이후 신라왕경에 지어진 귀족층의 원찰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통일신라시대 왕경 사찰 연구에 있어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처음 확인된 원지는 금당지 북서쪽에 있으며, 동쪽 남북대로(大路)의 배수로에서 원지로 물이 흘러 들어가는 입수구를 갖췄습니다.

미탄사 원지는 동궁과 월지, 구황동 원지, 용강동 원지와 함께 신라왕경 내 원지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고 문화재청은 밝혔습니다.

또한, 기존에 나말여초 석탑으로 여겨지던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의 하부 지정층을 조사한 결과, 석탑이 8세기 후반에 건립됐음도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현장설명회는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더 자세한 사항은 (재)불교문화재연구소(☎02-735-9948)로 문의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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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기자 (stone21@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