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우정, 분단의 아픔, 동학군의 절절한 사연을 시에 담다"

[신간] '하늘못 절길'

하늘 못 절길(도서출판 등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이 책은 소연 구상회(1930.3~2010.8)의 유고시집이다. 공주문인협회 기관지 '공주문학'에 실렸었고 시인이 생전 보관했던 작품들이 가족들의 뜻에 따라 시집으로 출간됐다.

구상회는 공주시 의당면 출신이다. 조부로부터 한학을 배웠고 단국대에서 사학을 공부했다. 대학 재학 중 신동엽(1930~1969년), 이상비 시인과 교유했다. 당시 신동엽은 무정부주의자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에 구상회는 노자사상에 빠져 각각 자신의 관심사에 독서하고 토론했다.

구상회와 신동엽은 수시로 공주와 부여에서 만나 문학청년들의 모임 '야화'를 꾸렸다. 한국전쟁 뒤 구상회는 공주여고, 강경여고에 근무했고 서라벌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했다. 명성여고에 근무하던 신동엽과의 우정은 계속됐다.

신동엽이 1969년 사망하자 구상회는 나이 사십에 타계한 그에 대한 그리움을 되살리며 기회가 될 때마다 시를 통해 신동엽을 불러냈다. 또한 그와 거닐던 우금티 동학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동학군이 남긴 절규를 시로 남겨 신동엽을 기억하고자 했다.

구상회의 시 세계에 자리한 신동엽의 시 정신은 조화롭다. 이들이 '들꽃' 동인으로 젊은 겨레 사랑 정신으로 품었던 문학의 뜻은 엄격하고 단정했다. 구상회가 노래한 대로 '재주는 물거품 같을 것'이나 '몽당붓 하나로 심어 논 씨'들이 남 누리 북 누리 온 세상을 다니며 어깨동무하고 춤추고 힘차게 행진하고 있다.

△ 하늘 못 절길/ 구상회 글/ 도서출판 등/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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