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베이커리 이어 서울옥션 투자하는 펙투스 PE
신세계 그룹 지분 희석 우려 해소
펙투스, 홍콩계 재벌 등 해외 투자자 영입도
신진 작가 지원 및 명품 카테고리 확대 기대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옥션은 펙투스컴퍼니와 IBK캐피탈이 공동으로 결성하는 신기술투자조합을 대상으로 125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 교환 대상은 서울옥션이 보유한 자사주(93만7249주)의 80%에 이르는 75만1201주다. 납입일은 다음달 5일로 예정돼 있다.
투자유치에 앞서 서울옥션 측은 유상증자 등 여러 조달 방안을 모색했지만 6개월 새 주가가 반토막난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 1월 최근 회사의 주가는 2만59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달 26일 종가는 1만4510원에 머물러 있다.
특히 증자를 진행할 시 서울옥션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신세계 그룹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신세계는 지난 2021년 서울옥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280억원어치(4.82%) 주식을 확보했다. 증자 당시 주당 가격은 3만2681원이른다. 연초 대비 주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펙투스는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을 회사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펙투스는 지난해 12월 서울옥션의 사업부에서 분사해 설립된 국내 최대 아트 플랫폼 ‘프린트베이커리’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1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프린트베이커리는 서울옥션의 사업부에서 2017년 6월 분사해 설립된 아트 플랫폼으로 서울옥션 이호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약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프린트베이커리에 투자한 지 6개월만에 모회사에도 125억원을 투자하며 서울옥션의 사업 확장을 전폭 지원하는 모습이다. 이번 서울옥션 EB투자를 위해 중화권 기업들의 자금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펙투스는 지난 프린트베이커리 투자 당시에도 홍콩 3대 재벌 그룹 뉴월드그룹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펙투스 관계자는 “K-컬처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한 국내 미술시장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상당하다”라며 “K-pop, K-드라마를 이은 K-아트의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협업 및 투자 논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옥션은 이번 신규 자금으로 해외 경매 사업 확장 및 국내 신진 화가 지원 등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최대 경매시장 중 하나인 홍콩에서의 사업 확장과 한국 작가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에 나서는 한편 와인과 시계 등 럭셔리 품목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미술품 담보대출 사업의 확대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 프리즈 서울 등 국내 미술계의 대형 이벤트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서울옥션의 홍콩 현지경매가 계획되어 있는 만큼, 서울옥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공고히 한 홍콩 현지 네트워크가 향후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 및 슈퍼컬렉터 저변을 확대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 나선 펙투스컴퍼니는 삼정KPMG 출신 한두현 대표와 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 출신의 박찬민 이사가 설립한 신생 운용사다. 푸드테크 전문기업 ‘여덟끼니’, 헬스·뷰티케어 전문기업 ‘그레이스인터내셔날’을 비롯해 스페셜티커피 브랜드 ‘하프커피’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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