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훈령에 '국무총리도 공익감사 청구 가능' 근거조항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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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지난해 유병호 사무총장 취임 직후 국무총리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훈령을 개정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9일 감사원 훈령인 '공익감사청구 처리규정'을 보면 감사원은 작년 6월 27일 이 훈령에 '제3조의2(국무총리의 감사청구)' 조항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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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훼손 지적도…감사원 "장관도 가능한데 총리만 안되는 것 맞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감사원이 지난해 유병호 사무총장 취임 직후 국무총리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훈령을 개정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9일 감사원 훈령인 '공익감사청구 처리규정'을 보면 감사원은 작년 6월 27일 이 훈령에 '제3조의2(국무총리의 감사청구)' 조항을 신설했다. 개정 훈령은 7월 5일부터 시행됐다.
조항에는 "국무총리는 '정부조직법'에 따른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위법 또는 부당하여 공익을 해친다고 판단되는 경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이어 "이 경우 국무총리는 감사원과 미리 협의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훈령이란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발하고 외부에 구속력이 없는 명령을 말한다.
공익감사청구는 감사원 자체 착수가 아닌 외부 청구를 받아 처리되는 감사로 18세 이상 국민 300명 이상, 상시 구성원 수 300명 이상인 비영리민간단체, 감사 대상기관의 장, 지방의회 등이 청구할 수 있다. 감사원은 청구 사건을 심의해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주요 공익감사로는 201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청구해 진행된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실태' 감사, 2019년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청구해 착수한 '포항 지열발전 기술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 작년에 진행된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 특혜의혹 관련 감사' 등이 있다.
기존 감사원법 제23조에는 국무총리의 요구가 있는 경우 감사원이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회계 관련 사항에 대해 검사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훈령에서는 이 범위를 '사무처리의 위법 또는 부당'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 같은 훈령 개정은 지난해 6월 15일 '감사원 실세'로 평가받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취임한 지 2주가 채 안 된 시점에 진행됐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항이 행정부로부터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장관 등 기관장, 지자체장, 지방 의회도 청구할 수 있고 일반 시민도 여러 명이 모이면 청구할 수 있는데, 국무총리라고 해서 청구가 안 된다는 것이 더 맞지 않는다"며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총리실에도 자체 감사 권한이 있기에 감사원 감사를 과도하게 이용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총리와 감사원장이 협의한다는 조항을 명시한 것도 총리의 일방적인 청구를 막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또 "해당 훈령은 유 사무총장 취임 전인 작년 6월 9일에 이미 담당 국장이 결재했다"고 덧붙였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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