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만나면 활활' 26일만의 멀티히트에 감격. 천재유격수다운 남다른 비결 "좀 아프지만…"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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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만 만나면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남자가 있다.
이학주로선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 이래 26일만의 멀티히트다.
하지만 삼성전에서는 타율 2할9푼(31타수 9안타), OPS 0.841로 다른 8개팀 대비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이학주는 "아파도 계속 할 거다. 안타 나오니까 안 아프다. 마음이 아픈게 더 싫다. 몸이 아픈게 더 낫다"며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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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친정팀만 만나면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남자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33)다. 이학주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타수 2안타 2득점 1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9대6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학주로선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 이래 26일만의 멀티히트다.
이학주는 2022년 개막을 앞두고 삼성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유격수 공백에 시달리던 롯데엔 가뭄의 단비 같은 영입이었지만,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수비에선 간간히 집중력 부족이 엿보였고, 방망이는 자주 허공을 갈랐다. 지난 2년간 시즌 타율은 2할대 초반(2할7리→2할2푼9리), OPS는 0.6을 밑돈다.
하지만 삼성전에선 다른 사람이 된다. 삼성에서 뛰는 내내 워크에씩 논란에 시달리며 2군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다. 이 때문인지 친정팀만 만나면 눈에 불을 켠다.
지난해 상대 타율이 1할 미만인 팀(NC, 23타수 3안타) 포함 무려 6개팀 상대로 2할 미만의 타율을 기록했던 그다. 하지만 삼성전에서는 타율 2할9푼(31타수 9안타), OPS 0.841로 다른 8개팀 대비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올해도 삼성 상대로는 타율 4할(10타수 4안타) OPS 0.939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초반 1-5까지 뒤지던 롯데의 대추격전, 그리고 역전과 쐐기 과정에서 모두 이학주의 감초 같은 활약이 돋보였다. 4회 3-5 상황에서 적시타로 한동희를 불러들이며 4점째를 뽑았다. 5-5로 맞선 6회에는 볼넷으로 나간 뒤 윤동희의 2타점 적시타 때 김민석과 함께 홈을 밟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1점 따라잡히며 8-6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로 출루한 뒤 안치홍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승부에 쐐기를 박는 9점째를 뽑았다.
이날 이학주는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타격에 임해 눈길을 끌었다. 6월 타율 2할1푼1리(19타수 4안타)로 부진하던 이학주가 멀티히트를 기록하자 이순철 해설위원은 "맨손 타격을 하니 감각 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경기 후 자이언츠TV에 출연한 이학주는 통증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맨손 타격으로 가장 유명한 선수 중 한명은 NC 다이노스 박석민이다. 박석민은 강렬한 손목힘과 정교한 타격으로 KBO 올타임 3루수에도 꼽힐 만큼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전성기 시절에도 잦은 손가락 부상에 시달린 바 있다.
하지만 이학주는 "아파도 계속 할 거다. 안타 나오니까 안 아프다. 마음이 아픈게 더 싫다. 몸이 아픈게 더 낫다"며 싱긋 웃었다.
이어 "첫 타석 땅볼은 칠 수 있는 공이라 생각했는데 배트 밑에 맞으면서 땅볼이 됐다. 장갑에 문제가 있다기보단 날씨 때문에 손에 땀이 많아서 습하다. 장갑을 벗고 배트 중심에 맞혀보잔 마음으로 타격했다"면서 "그래도 땀이 나긴 했는데, 스프레이와 흙이 도움이 많이 됐다. 오늘 잘 맞았으니 쭉 이어가보겠다"고 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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