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대변인, 유부남 경호원과 불륜... 집권당 발칵
대만 총통부 콜라스 요타카(49) 대변인이 유부남 경찰과 불륜 의혹을 받고 사임했다.
29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콜라스 대변인은 스캔들이 불거지자 총통부에 사의를 표명했고, 차이잉원 총통은 전날(28일) 이를 수용했다.
앞서 대만의 주간지는 “콜라스 대변인이 지난해 화롄군수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경호업무를 수행하던 리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콜라스 대변인과 리씨는 자녀 계획까지 세우고 화롄에 집을 구하기도 했다. 콜라스 대변인이 낙선한 후 리씨는 경찰관으로 복귀했으나 이후에도 이들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리씨의 부인이 배우자의 권리가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리씨 부인은 두 사람의 대화 내역 등을 증거로 제출하고 100만대만달러(약 4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라스 대변인은 불륜 의혹에 대해 “리씨의 결혼 여부는 몰랐으며 친밀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스캔들 보도들이 과장됐다”고 했다. 그는 이번 스캔들로 국정 집중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직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리씨도 입장을 내고 “우리 부부가 수년간 화목하게 지내지 못하면서 여러 사람들에 피해를 입혔다”며 현재 부인과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콜라스와) 부적절한 행동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리씨 부인은 콜라스 대변인이 리씨가 유부남인지 알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번 불륜 스캔들로 내년 1월 총통 선거와 총선을 앞둔 집권 민진당에는 악재가 겹쳤다. 민진당은 최근 대만에서 확산하고 있는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중심에 있다. 지난달 31일 전 당원이 당내 성희롱 피해 사실을 폭로한 것을 시작으로, ‘나도 성희롱 피해자’라는 폭로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파문이 커지자 민진당은 미투 조사팀을 꾸려 사건을 신속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과 민진당 주석이자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도 사과했다. 그러나 콜라스 대변인의 불륜 의혹이 터지면서 민진당의 도덕성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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