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논의는 의사하고만 하고 국민은 빼라는 건가 [핫이슈]
수요자 의견 듣겠다고 하자
의협 “필수의료 붕괴 책임은
복지부에 있다” 위협 성명
대학 학과 정원을 정하는 기준은 사회가 그 학과 졸업생을 얼마나 필요하느냐가 되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사회에서 의사가 더 필요하면 의대 졸업생 수를 늘려야 한다. 의대를 더 설립하든 의대 한 곳당 학생 수를 더 늘리든 응당 그렇게 해야 한다. 이 또한 극히 상식적인 얘기다.
그렇다면 의대 정원을 정해야 하는 정부가 사회에서 얼마나 의사가 필요한지 조사하는 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대 정원에 대해 수요자 단체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는데 안 하면 그게 잘못이다. 조 장관은 전문가 의견도 듣겠다고 했는데 이 역시 백번 옳은 얘기다. 사회에서 10~20년 장기 관점에서 의사가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하려면 전문가 자문도 받아야 한다. 하지 않으면 오히려 하라고 독촉해야 할 일이다.
특히 의협은 조규홍 장관이 “(의대 정원을) 보건의료정책 최고 심의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논의하겠다”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는데 납득하기 어렵다. 보정심은 장관이 밝혔듯이 보건의료정책의 최고 심의기구다. 수요자 대표와 공급자 대표가 동수로 참여하고 정부 위원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의대 정원은 미래 의사 수를 결정하는 핵심 사안이다. 공급자와 수요자,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게 옳다. 그러라고 최고 심의 기구인 보정심을 만든 것이다. 이걸 않겠다고 하면 그게 잘못된 일이다.
결국 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논의에 수요자가 참여하는 게 싫은 것이다. 정부가 의사단체와만 논의해 의대 정원을 결정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수요자는 배제하고 공급자 의견만 들으라는 것인가. 의사가 사회에 얼마나 필요한지 수요자는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면 지독한 오만이다. 의사협회의 주장은 대학 학과 정원 산출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라는 소리나 다름이 없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당연히 의료 수요도 폭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의대 정원은 18년째 3058 명으로 묶여 있으니 큰일이다. 이대로는 앞으로 폭증할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50년이 되면 의사가 2만 2000명 부족할 거라고 했다.
의사협회에 무릎을 꿇어서라고 간곡히 읍소하고 싶다. 국민 건강을 생각해 제발 수요자 의견을 들어달라고, 부족할 게 뻔한 의사 수를 늘려달라고 빌고 싶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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