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를 파고든 호주에 주목하자 [fn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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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약 26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섬나라이면서 사실상 대한민국과 달리 전쟁 걱정도 없는 국가다.
전쟁 위협도 없고 그들만의 독특한 국제적 브랜드도 찾기 힘든 호주가 최근 국제정치에서 주목받고 있다.
강대국도 아닌 호주가 이런 주목을 받게 된 추동력은 무엇일까? 그 비결은 강대국은 아니더라도 호주가 국제정치를 파고들어 자국이 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지략에 있다.
아울러 호주는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에 기반한 특화된 협력으로 국제정치를 파고들며 국익을 극대화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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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중견국 외교의 선두주자로 실질적 위상 높여
-호주, 파이브 아이즈·쿼드 참여, 오커스 출범... 신냉전 대처
-국내정치와 한반도에 매몰, 국제정치 외면은 국익·안보이익 잠식
-GPS 지향, 글로벌 무대서 한국판 인-태 구체화된 전략 펼쳐야
강대국도 아닌 호주가 이런 주목을 받게 된 추동력은 무엇일까? 그 비결은 강대국은 아니더라도 호주가 국제정치를 파고들어 자국이 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지략에 있다. 우선 호주는 중견국 외교의 선두주자로 행동반경을 넓혀왔다. 중견국 외교는 국제정치에서 강대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약소국도 아닌 중간지대라는 독특한 위치를 가진 속성에 주목한다. 중견국은 국제체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국제질서 유지와 갈등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담론인 것이다. 호주는 캐나다와 함께 지난 수십 년간 이런 담론을 주도해 왔다. 중견국 외교를 실천하고자 호주는 10만명도 채 되지 않는 적은 병력에도 파병 등을 통해 해외에서 많은 임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호주의 중견국 외교는 호주 중장이 2019-2021년까지 유엔사 부사령관 직책을 맡는 등 국제무대에서 호주의 위상을 높이는 실질적인 결과도 이어졌다.
아울러 호주는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에 기반한 특화된 협력으로 국제정치를 파고들며 국익을 극대화해 왔다. 대표적으로 호주는 정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참여하는 국가다. 신냉전이 본격화되며 호주는 소다자 협력을 한층 가속화시켰다. 호주는 미국, 일본, 인도와 함께 쿼드(QUAD)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미국, 영국과 함께 오커스(AUKUS)도 출범시켰다. 특히 오커스를 통해서 호주는 원자력추진잠수함뿐 아니라 첨단기술협력에 나서며 신냉전에 대처하는 새로운 형태의 융합동맹을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호주의 성과는 국제질서라는 ‘구조’와 호주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행태’의 합작품이다. 변화하는 국제질서를 방관했더라면 국제사회가 호주에 주목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호주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없었을 것이다. 호주가 국제정치를 파고들며 자국이 할 수 있는 역량과 하겠다는 의지를 제대로 보여주면서 주요국이 호주에게 역할을 믿고 맡기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한국은 중견국 외교도 후발주자였고 한반도에 묶여서 국제무대를 바라보는 것을 주저했다. 국제정치는 먼 지대라고 인식하며 한반도 정치와 국내정치에 매몰된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한국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글로벌 중추국가(GPS : Global Pivotal State)를 지향하며 세계를 향해 포효를 시작했고 한국판 인도-태평양전략 등 구체화된 정책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도 호주처럼 국제정치를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변화로 인해 호주 사례와 비슷하게 국제사회가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나토와 G7에 초청되고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공동으로 주최하는 모습은 이를 방증한다. 글로벌 무대를 바라보는 가운데 선진강국으로서 한국의 기개를 이어가는 여정은 국내 정치적 환경과 무관하게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국제정치를 먼 산 바라보듯이 하는 순간 국익과 안보이익에서 심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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