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반란 때 러 엘리트층 전용기로 모스크바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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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의 모스크바 진격 소식이 알려졌을 때 러시아 고위층 일부가 러시아를 탈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이 하루 만에 중단됐지만, 탈러시아 행렬이 이어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치솟고 루블화 가치는 폭락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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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의 모스크바 진격 소식이 알려졌을 때 러시아 고위층 일부가 러시아를 탈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이 하루 만에 중단됐지만, 탈러시아 행렬이 이어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치솟고 루블화 가치는 폭락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비행 추적 데이터에 접근 가능하며 러시아 엘리트층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로 진격할 당시 일부 고위층이 개인 소유 제트기로 모스크바에서 급히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비행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최소 두 명의 주요 기업인과 최소 한 명의 고위 정부 관리가 소유한 제트기가 모스크바를 떠났다.
드미트리 구세프 러시아 의회 부의장은 러시아 항공 운송 기관에 이들의 이름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상태다.
러시아 엘리트들은 만약 프리고진이 모스크바에 진입해 경제를 장악하면 본인들이 누리던 소유권을 재분배할 것이란 불안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러시아 재계와 정계 엘리트들의 생각을 잘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잃을 것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이번 사건의 속도와 심각성은 크렘린궁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완전히 충격을 주었다”며 “러시아에 새로운 현실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또 이 반란은 아직 아무것도 종결된 것이 없다면서 “무장한 병사들이 언제든지 전국을 그들의 의지에 따라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과 직접 인터뷰한 러시아 엘리트 십여 명은 이번 바그너 무장 반란 사태가 1991년 쿠데타로 구 소련이 무너진 이후 국가에 대한 가장 큰 내부 도전이라고 느끼며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엘리트층 내부에서는 이제 푸틴 대통령이 불안한 자신의 입지를 단속하기 위해 더욱 충성심을 강요하고,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제거할 것이라는 두려움 역시 팽배하다.
한 고위 관계자는 “누가 침묵을 지켰는지, 누가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는지 감시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 전체에 극도의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폭락했다. 바그너 반란 직후 달러 루블화 환율은 1달러당 100루블까지 치솟았다. 기존에는 1달러당 84루블로 거래됐었다. 현재는 1달러당 86루블로 진정된 상태다.
루블을 달러 등 외화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드레이 벨루소프 제1부총리의 브리핑에 따르면 러시아 전국에서 외화 및 현금 인출이 약 30% 증가했지만, 반란이 발생한 남부 지역과 대도시에서는 수요가 70~80%까지 치솟았다.
일반인들도 피난을 위해 항공권 구매에 달려들었다. 이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가는 항공권은 매진됐고, 이스탄불행 항공권 가격은 평상시 대비 4배 올랐다. 이밖에 두바이 등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많은 러시아 인들이 망명한 도시로 가는 항공편도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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