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간 · 제로 소주 · 벨리곰… MZ형 기획으로 트렌드 이끈다 [창의적 기업 문화가 경쟁력이다]
신동빈 회장, 권위적 조직 탈피
유연하고 창의적인 문화 강조
SNS · 공연 등 담당 ‘칠 레이블’
음료 브랜드에 젊은 감각 입혀
홈쇼핑, MZ로만 개발팀 꾸리고
웰푸드 · 케미칼, 사내 벤처 육성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칠성음료 본사. 위스키와 와인 등이 진열된 고급 바를 연상케 하는 회의실에서는 롯데칠성음료 브랜드콘텐츠담당팀의‘칠 레이블’ 팀의 웹드라마 편집 회의가 한창이었다. 칠 레이블은 롯데칠성음료의 사내 ‘연예 기획사’격인 플랫폼이다. 회사의 대표 장수 브랜드인 칠성사이다를 포함한 다양한 음료 브랜드들에 젊은 이미지를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각종 굿즈 기획부터 SNS 홍보, 팝업 스토어, 공연 등 다채로운 온·오프라인 홍보를 전담하고 있다. 팀원들이 근무하는 공간에는 다른 브랜드들과 협업해 만든 미니카, 샴푸, 인형 등 각종 굿즈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칠 레이블은 부문장도 따로 없다. 대표 직속으로, 아이템 기획부터 실행 등 대부분 업무를 알아서 처리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의 칠 레이블은 롯데 각 계열사가 젊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통해 새롭고 이롭게 변화하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 기업 문화, 아직도 권위적…유연하고 수평적으로” = 과거 롯데의 기업 문화는 권위적이고 순혈주의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1980∼1990년대 빠르게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긍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기업 구성원의 창의성이 중시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엔 맞지 않는 문화라는 것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큰 고민이었다. 최근 수년간 신 회장의 발언을 분석해보면 기업 문화 혁신에 대한 갈증, 뜻대로 되지 않는 고뇌, 작은 변화와 성과에 대한 기쁨과 독려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신 회장은 2021년 1월 “기업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지만,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는 권위적 문화가 존재한다”며 “시대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젊은 리더십과 외부에서의 새로운 시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마인드도 필요하다”면서 젊은 리더십과 유연하고 열린 사고를 재차 강조했다.
◇롯데 계열사들, “MZ가 희망이다” = 계열사별로 진행되는 혁신의 변화는 역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9월 MZ세대 4명으로 ‘MZ PB(자체 브랜드) 개발팀’을 꾸렸다. 이 팀은 지난해 4월 사내 공모전 ‘게임 체인저 오디션’에서 ‘MZ세대 타깃 자체 기획 상품 개발’을 제안, 우승을 차지하며 회사의 주축으로 올라섰다. 지난 3월에는 롯데홈쇼핑 최초로 MZ세대 사내 모델을 선발했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의 사내 팬클럽 ‘루시 서포터즈’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1990년대생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는 ‘관심급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슈퍼도 MZ세대 트렌드에 맞춘 상품기획을 담당하는 아이템전략팀을 운영 중이다.
롯데의 도전 문화 조성은 사내벤처 육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계열사별로 사내벤처를 장려하고 스타트업 투자·육성 전문 기업 롯데벤처스를 연결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롯데케미칼 등이 사내벤처를 적극 활용하는 계열사다. 이미 3개 사내벤처가 분사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분사한 워커스하이는 자체 개발한 무인 매대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실내 공간 특화 리테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간 약 10억 원의 매출이 전망된다.
◇도전 문화 장려하는 ‘롯데 어워즈’ = 2021년부터 매년 열리는 ‘롯데 어워즈’는 새로운 롯데를 만들기 위한 축제의 장이다. 지난 1년 각 분야에서 과감한 도전으로 신시장 개척, 프로세스 개선 등 고객 삶을 이롭게 만드는 활동에 기여한 조직에 시상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롯데인, 창의적 문화와 혁신이 꿈틀대는 롯데를 만들고 싶은 신 회장의 욕망이 이 행사에 압축된 것으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롯데 어워즈의 대상은 롯데칠성음료 소주BM팀이 차지했다. 지난해 이른바 ‘대박’이 터진 ‘제로 슈거(설탕)’ 소주인 ‘새로’를 탄생시킨 팀이다. 이 팀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맞춘 제로 슈거 키워드를 도출하고 레시피를 개발한 공을 인정받았다.
최우수상은 롯데마트, 롯데웰푸드, 롯데홈쇼핑,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등 각 팀에 주어졌다. 롯데마트 보틀벙커팀은 영업·마케팅 부문에서 수상했다. 롯데웰푸드 뉴비즈전략팀은 제로 트렌드를 제과 제품에 적용, 무설탕 디저트 시장을 확장해 상을 받았다. 롯데홈쇼핑 캐릭터팀은 ‘벨리곰’을 통해 롯데홈쇼핑이 미디어 커머스 컴퍼니로 우뚝 서게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 회장은 올해 롯데어워즈에서 “임직원 모두가 보여 준 뛰어난 업적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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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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