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두산 투수의 마지막 자존심, 마이너리그 강등은 없다… 차라리 방출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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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은 우완 크리스 플렉센(29)을 양도선수지명(DFA) 한다고 28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2020년 두산에서 뛰며 재기 발판을 마련한 플렉센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시애틀과 3년 계약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시애틀은 보험으로 플렉센을 남겼다.
그런데 플렉센은 계약서에 마이너리그 할당을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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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 손수현 영상기자] 시애틀은 우완 크리스 플렉센(29)을 양도선수지명(DFA) 한다고 28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시애틀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우완 트레버 고트의 40인 로스터 자리를 만들어줘야 했고, 누군가는 하나 빠져야 하는 상황에서 플렉센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너무나도 급격한 상황 변화다. 큰 기대는 받지 못하며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플렉센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정작 기대치가 높은 시점부터 성적이 저조해지기 시작했다. 플렉센은 이 하락세를 되돌리지 못했고 결국 이는 양도지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2020년 두산에서 뛰며 재기 발판을 마련한 플렉센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시애틀과 3년 계약을 했다. 보장 2년에 옵션 1년이 포함된 계약이었다. 플렉센은 ‘5선발 혹은 스윙맨’이라는 당초 기대치를 뛰어넘는 활약을 했다. 지난 2년간 64경기(선발 53경기)에서 22승15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며 3선발급 활약을 펼쳤다.
투수 친화적인 T-모바일 파크의 영향을 받은 것 같지만, 사실 원정 평균자책점도 좋았다. 삼진을 많이 잡지는 못해도 대신 볼넷도 많지 주지 않는 플렉센의 장점이 빛났다. 하지만 지난해 루이스 카스티요의 트레이드 영입 이후 자리가 위태로워졌고, 팀이 키우는 마이너리그의 젊은 투수들이 올라오자 곧바로 자리를 잃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시애틀은 보험으로 플렉센을 남겼다. 어차피 연봉이 비싸지 않은 선수고,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는 것도 고려된 선택이었다. 하지만 플렉센은 위태로운 입지에 압박감을 느낀 듯 올해 17경기(선발 4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7.71의 저조한 성적을 남긴 채 결국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양도지명된 플렉센을 기다리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시애틀은 그를 트레이드할 시간이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되지 않는다면 보통 방출되거나 혹은 마이너리그행이 기다린다. 그런데 플렉센은 계약서에 마이너리그 할당을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으면 자유로운 신분이 된다는 것이다.
플렉센이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자유 신분이 되어도 양도지명 절차를 모두 통과하면 잔여 연봉은 시애틀이 부담한다. 그리고 플렉센은 지난 2년간 선발 혹은 스윙맨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도 33경기(선발 22경기)에서 8승9패 평균자책점 3.73이라는 괜찮은 숫자를 남겼다. 2년간 투구 이닝은 317⅓이닝이고, 특별한 부상도 없이 내구성을 과시했다.
이 기록은 타 팀에서도 눈여겨볼 가능성이 크다. 선발 로테이션이 약한 팀,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고 미래를 보는 팀이라면 값싸게 플렉센을 영입해 잔여 시즌 선발로 활용이 가능하다.
오히려 방출되는 게 더 나은 상황일 수도 있는 것이다. 기존 선발 자원에 젊은 선수들이 가세한 시애틀에서는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타 팀으로 이적한다면 그 기회가 기다린다. 영입한다는 자체가 플렉센을 쓰겠다는 구상 속에 이뤄지는 만큼 플렉센으로서는 FA 자격을 앞두고 몸값을 끌어올릴 마지막 기회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복수 구단의 관심이 있는 경우 플렉센은 팀을 골라갈 수도 있다. 방출의 역설이다.
반대로 시애틀로서는 어쨌든 플렉센을 트레이드하는 게 필요하다. 특급 유망주는 못 데려와도 눈여겨본 저평가 유망주 한 명 정도는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플렉센이 팀을 떠나면 남은 연봉을 다 부담해야 하는 시애틀이다. 그렇다면 잔여 연봉을 상당 부분 혹은 전액 보조하더라도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는 게 그나마 뭐라도 하나 건질 수 있는 길이다. 향후 일주일의 시간이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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