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김도영 복귀 후 1승3패… 한화에 쫓기는 KIA 9위 추락 위기, 문제는 마운드야

김태우 기자 2023. 6. 2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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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마운드의 재정비가 시급한 과제다 ⓒKIA타이거즈
▲ 나성범의 가세도 팀 마운드의 붕괴까지는 막아줄 수 없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시즌 내내 6월을 기다렸다. 코칭스태프도,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야수진에 복귀할 굵직한 자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련한 설렘도 아니었다. 그럴 만한 기대 효과가 있었다.

우선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외야수 최원준(26)이 6월 15일 전역 예정이었다. 입대 전 자신의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준 선수였다. 3할을 칠 수 있는 타격 재능에, 40도루를 성공시킨 빠른 발이 있었다. KIA에 부족했던 역동성을 불어넣어 줄 선수로 모든 관계자들이 큰 기대를 걸었다.

이어 6월 말부터는 간판타자인 나성범(34)과 팀 내 최고 기대주인 김도영(20)의 순차적인 합류가 예정되어 있었다. 지난해 6년 총액 150억 원의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고 입단한 나성범은 첫 해부터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높은 수준의 클래스를 건강하게 과시하는 장점 그대로였다. 팀이 원했던 ‘중심타선의 해결사 및 조율사’ 몫을 잘 수행했다. 시즌 전 종아리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는데, 올 시즌으로 한정하면 '없던 대형 전력의 복귀'라는 호재였다.

여기에 지난겨울 가장 기량이 성장한 선수로 뽑히는 선수이자, KBO리그 전체가 주목하는 재능인 김도영도 빼놓을 수 없었다.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자랑하는 김도영은 인천 개막 시리즈에서 주루 도중 중족골이 부러져 장기 재활했다. 하지만 워낙 기량이 좋아진 것을 확인한데다 경기 전반의 활용성도 좋았다. 당장 팀에 장타와 기동력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선수니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 선수는 시차를 두고 팀 전력에 합류했다. 최원준은 전역 직후인 6월 16일 1군에 복귀 신고를 했다. 나성범과 김도영은 6월 23일 동시에 1군에 들어왔다. 여기에 경기력 조정차 2군으로 내려간 핵심 불펜 투수들이 미션을 수행하고 하나둘씩 1군에 돌아오는 타이밍이었다. 김선빈이 부상으로 빠지기는 했지만, ‘이제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고 치고 나갈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퍼졌다.

하지만 KIA 안팎에서는 “지원군이 돌아왔다고 해서 팀 성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경계의 심리도 있었다. 꼭 외부의 시선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마운드 전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명 있었다. 마운드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뭔가 이상하게 꼬이는 흐름이 보였기 때문이다.

▲ 제구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의리는 휴식차 2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IA타이거즈
▲ KIA 김도영 ⓒKIA타이거즈

선발은 무너지고 있었다. 외국인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가 부진으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윤영철은 휴식이 필요한 루키고, 이의리는 이닝 소화력이 떨어졌으며, 숀 앤더슨도 이런 저런 사정에 이가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5월부터 불펜의 업무량이 커지고 있었다. 경기를 잡아야 하니 이닝을 쪼개 불펜 투수들을 많이 쓰는 경향이 이어졌고, 전반적으로 팀 마운드가 힘겨운 양상이 이어졌다.

나성범 김도영 최원준의 가세는 팀 라인업의 타격과 역동성을 가미한다는 측면에서 분명히 도움이 된다. 시즌 전체로 보면 이들이 추가로 잡아줄 수 있는 승수가 몇 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나성범을 9명으로 복제하지 못하는 이상 모든 찬스마다 나성범이 타석에 들어설 수 없고, ‘3할의 미학’으로 불리는 타격에서 항상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줄 수는 없다.

결국 장기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마운드인데, 정작 지원군들이 당도하자 마운드가 퍼져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되고 있다.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 것이다.

결국 나성범 김도영의 가세 후에도 KIA는 1승3패에 머물렀다. 나성범 김도영의 활약상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운드의 문제까지 이들이 해결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6.31이었다. 경기당 6.5점을 내줬는데, 그런 수치 속에서는 승률이 5할 이상으로 올라가기 매우 어렵다.

불펜데이가 한 번 끼어 있었지만 그것을 제외해도 선발 투수들이 이닝 소화력은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고, 경기 리드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불펜을 총동원했지만 승리는 잡히지 않았다. 수비 실수로 내준 점수도 상당수 되는 등 전반적으로 마운드 전력의 누수가 눈에 들어왔다. 그 사이 8위까지 떨어진 KIA는 9위 한화에 반 경기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문제는 앞으로 확 나아질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메디나의 대체 외국인 선수는 아직 계약조차 하지 못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정상 가세하면 그게 다행이다. 이의리도 휴식차 28일 말소돼 로테이션 한 번을 거른다. 그렇다고 대체 선발 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치열한 접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양상에서 이미 많이 던진 몇몇 불펜 투수들은 현실적으로 장맛비만 체력 소모를 막아줄 수 있다. KIA 마운드, 그리고 KIA가 시즌 최대의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 김종국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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